최근 석달새 -30%, 손실 속출

샌디 로버트슨 “대부분 쓰레기”

가상자산엔 “러·중 해킹 위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상장도 급격하게 거품이 빠지고 있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때 뭉칫돈이 폭주했던 자산시장이 동시에 휘청이면서 개인투자자들을 혹독하게 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상장된 200개 이상 스팩 주가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디파이언스 넥스트 제너레이션 스팩 파생 ETF(SPAK)가 지난 3개월 동안 3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팩 투자 열기가 급냉하면서다.

스팩을 통해 우회상장한 전고체 배터리개발사인 퀀텀 스케이프와 민간우주여행업체 버진 갤럭틱 홀딩스 등은 이 기간 50 % 이상 하락했다.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리는 루시드 모터스, 핀테크 스타트업체 소셜 파이낸스 등 유명 기업을 상장한 스팩도 타격을 입었다.

스팩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돈으로 유망 기업과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백지수표 회사다. 보통 상장 후 2년 안에 비상장사를 인수하며, 인수 대상 기업을 찾을 때까지 돈을 주로 안전한 국채에 투자한다.

유명 운동선수와 가수들까지 스팩에 뛰어들면서 스팩은 올들어 사상 최대 규모인 1300억달러를 모집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은 320개에 달했다. 2016년 같은 기간엔 12개에 불과했다.

올초만 해도 스팩 상장사의 대부분은 특별한 호재가 없었음에도 주가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2월 정점을 찍은 후 몸값 거품론이 고조되며 급락세로 반전했다.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과도한 의존, 스팩 창립자에게만 쏠린 인센티브 등이 스팩 회의론을 고조시켰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투자붐이 불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빠져 나간 것도 이유다.

스팩 거품이 터진 가운데 주류 시장에 편입하려고 했던 위험자산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실리콘밸리의 베테랑 딜 메이커 샌디 로버트슨마저 자산시장에 거품이 심하게 꼈다며 경고에 나섰다.

샌디 로버트슨은 올해 90세지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오마하이 현인’ 워렌 버핏이 투자의 귀재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도운 인물이다. 로버트슨은 스팩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최근 급격한 확산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 시장 활황과 투자 판단을 혼돈해서는 안된다. 공개시장에 거품이 너무 많이 꼈다”면서 “좋은 스팩도 있지만 하단은 대부분 쓰레기”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해커 수준이 날로 발전하고 있다. 비트코인 해킹 시도가 많아지고 있는데, 러시아나 중국 해커의 공격을 누가 방어하겠는가”라며 위험성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