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부 중심 석유 부족 현실화
조지아 등 3개州 비상사태 선포
에너지장관 “담합, 처벌할 것”
미국 최대 규모 송유관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된 지 닷새째 접어들면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석유 공급 중단으로 인한 부족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은 주(州)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사재기’와 ‘가격 담합’에 나서지 말라며 강력 경고하는 등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전미자동차협회(AAA)는 미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이 전일 대비 1.8센트 오른 갤런당 2.98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주 전 평균가(2.913달러)와 비교하면 7.2센트 급등한 수치다.
AAA는 “휘발유 가격이 지난 2014년 11월 갤런당 2.99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라고 했다.
유가분석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휘발유 가격 상승이 미 남동부 주요 도시를 시작으로 차츰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콜로니얼 사태에 더해 여름휴가철 성수기 대목을 앞두고 ‘패닉 바잉’ 수요까지 겹치며 유가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가정보 서비스(OIS) 톰 클로자 수석분석가는 “콜로니얼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가 휘발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공급 제한에다 패닉바잉까지 몰리며 휘발유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공급이 준 상황에 ‘사재기’ 행렬이 이어지자 미 동부 일대 주유소들은 이미 연료 재고가 바닥을 보이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미 실시간 주유소정보 안내사 가스버디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버지니아주 주유소 중 7.6%에서 재고가 바닥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에서도 각각 전체 주유소 중 7.5%, 5.2%에서 재고가 소진됐다.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의 많은 주유소에서는 차량들이 주유를 위해 5시간 이상 대기하기도 했다.
패트릭 드 한 가스버디 분석가는 “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조지아·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에서 휘발유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수요가 약 20% 증가했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콜로니얼 사태 해결을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피해가 가장 큰 조지아·버지니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3개주 주지사들도 연료 부족 사태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런 상황 속에 제니퍼 그랜홀름 미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인들이 휘발유 사재기에 나서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랜홀름 장관은 “정부가 콜로니얼과 협력해 가능한 한 빨리 송유관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까지 휘발유 사재기를 자제할 것을 당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공급 경색을 노려 ‘가격 담합’에 나서는 주유소들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나서 단속하고 강력히 처벌할 것”이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