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골프 설계 이론과 해외 명문 코스 사진이 잘 어우러진 골프 신간이 나왔다. 코스 설계가 하종두 JD지에이(Golf Associates) 대표와 김충무 골프 사진작가가 최근 [골프+컬러]라는 책을 공동으로 펴냈다. 설계가가 코스 리노베이션이라는 테마를 다루고 사진작가는 각국 명 코스 사진을 콜라보레이션했다. 책 제목부터 ‘골프+ 컬러’라고 뽑은 데서 이 책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골프장을 왜 리노베이션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론은 냉철한 이성을 발휘해가며 한 구절씩 새겨 읽어야 한다면,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부터 프랑스, 아시아와 멕시코를 넘나드는 골프장의 새벽부터 한낮, 저녁 노을 풍경까지의 사진들은 편하게 감상하면 된다. 하종두 대표가 공동 작업이 탄생한 과정을 설명한다. “2014년 미국에 출장갔을 때 미국코스설계가협회(ASGCA)에서 낸 자료집을 접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았습니다. 100쪽 내외 분량인데 금방 다 읽었죠. 한국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내용이라 제가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서 책을 냈습니다. 그랬는데 어떤 분이 ‘책이 너무 어렵다’ 그러시더군요.” 5년 전에 나왔던 ‘한 권으로 읽는 골프코스 리노베이션’이라던 그 책은 전문적인 내용으로 인해 먼지와 함께 책장 속에서 스러지나 싶었다. 하지만 올해 지인이자 골프장 사진을 찍는 김충무 작가를 만나 그의 골프장 사진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코스 개조와 사진의 교차 편집 하종두 대표가 ‘골프’를 맡았다면 김충무 작가는 ‘컬러’를 맡았다. 태국, 베트남, 일본, 중국, 괌, 사이판, 멕시코, 프랑스, 스코틀랜드까지 자연과 코스의 아름다움이 컬러풀하다. “해외 골프장 20곳 정도를 골랐습니다. 골프장을 소개하는 글은 일부러 넣지 않고, 아침이나 석양 무렵, 코스 사진을 담았습니다.” 김 작가가 찍은 사진은 클로즈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컷은 하늘과 바다까지 와이드하게 넓은 파노라마 뷰다. 대체로 강한 색 대비를 이루는 풍경들이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사진은 유성이 떨어지는 한밤이거나 붉게 노을진 석양의 클럽하우스다. 골퍼들은 항상 한낮 맑은 날의 골프장만 보지만 작가는 해가 진 뒤와 달빛 아래 놓인 고풍스런 건물에서 골프의 컬러를 캐냈다. 그렇다고 해도 코스 리노베이션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코스 사진을 넣은 이유가 특별히 있었을까? 하 대표의 설명이 이어진다. “최고의 설계가로 평가받는 톰 파지오는 화가를 조경에 사용할 때도 있다고 했습니다. 사진 속의 구도가 코스를 설계에도 활용됩니다. 이 책은 코스 리노베이션을 다루지만 골프 설계는 심미적인 요소가 무척 중요합니다. 여기에 소개된 골프장 사진들은 코스 리노베이션이 지향하는 바와 목적을 연상시켜 줍니다.” 골프장은 보통 30~40년 이상 지나면 리노베이션을 한다. 처음에 탄탄하게 지었어도 지하에 매설한 배수로나 자갈층이 무너지면서 기능이 떨어진다. 잔디도 세월이 지나면 점차 대치층이 쌓여 물이 안 빠진다. 그러면 페어웨이 곳곳에 병이 오거나 맨땅이 드러난다. 한국의 대다수 골프장들은 이제 리노베이션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스 리노베이션에 대한 이해와 지식은 심지어 골프장 오너조차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코스 개조를 단지 기능적인 부분만 보완하는 게 아니다. 언제 리노베이션을 하고, 어떻게 코스를 더 좋게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지혜와 식견을 알아야 한다.
감동을 주는 코스 리노베이션 한국에서 골프장 리노베이션은 더 많은 내장객을 받으려 전동 카트길을 추가하거나, 3부 영업을 위해 라이트 시설을 설치하거나, 경기 진행을 더 재촉하기 위해 동선을 줄이고, 벙커를 메꾸는 것이라고 오해되는 경우가 많다. 코스 리노베이션은 결국 더 좋은 코스로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설계가와 사진가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은 이제야 같은 목적이었음이 확인된다. 호주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하 대표는 비교적 늦게 코스 설계업에 뛰어들었다. 2008년에 제주도 핀크스 골프클럽이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앞두고 코스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초빙된 코스 설계가 로빈 넬슨을 만나 스승으로 삼고 배웠다. 해외 다수 코스를 설계한 넬슨은 국내에서는 파주의 스마트KU파빌리온을 설계했다. 제자와 함께 용인의 레이크사이드, 영종도 스카이72레이크 코스 리노베이션 등에 참여했으나 10여 년 전 루게릭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기능성에 심미성을 더한 설계 철학을 이어받은 하 대표는 경남 울산에 18홀 블루웨일, 하동에 27홀 두우레저 코스를 조성 중이다. 또한 러시아에는 블라디보스톡에 36홀 코스를 시공하고 있다. 경남 경주의 블루원 루나엑스와 양산의 동원로얄에는 조형 감리를 하고 있다.
골프장을 보는 색다른 시선 김충무 작가는 상업 패션 사진을 찍다가 골프 사진으로 영역을 넓혔다. 해외 곳곳에 골프장 사진을 찍은 건 일 때문이었다. 몇 년 전 프랑스 관광청의 요청으로 팸투어를 가서 에비앙챔피언십이 열리는 에비앙리조트나 라이더컵이 열린 르골프나쇼날 등의 코스를 카메라에 담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프랑스 골프&여행’이라는 사진집을 냈다. 김작가의 말이다. “골프 잡지에 사진을 찍으면서 수많은 골프장을 가게 됐고 사진을 찍었지요. 하대표에게서 책의 개요를 듣고 저는 관련된 사진을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글과 사진이 합쳐진 책이 나왔습니다.” 각자가 출간했던 책이 있으나 그들을 모으고 내용을 보충해서 새로운 하나의 창조물을 냈다. 전문 이론서에는 감성의 요소를 더했고, 내용이 적은 사진집에는 골프 설계에 대한 지식을 가미했다. 그래서 [골프+컬러]는 각각이 낸 골프 서적의 업그레이드 리노베이션이기도 하다. 출판사 맑음북스가 사진이 잘 나오도록 고급지에 가로형으로 출간했고 일반인들이 교양서적으로 사기에는 가격대가 높은 8만원으로 나왔다. 골프장 관계자나 코스 리노베이션에 관심이 있는 애호가라면 관심가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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