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3번째 전기사업법 개정안 입법예고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석탄화력발전 비중 축소로 발생하는 비용을 전기요금 적립기금으로 보전하는 방안이 백지화됐다. 이와 관련한 입법예고만 벌써 3번째다.

29일 정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음달 6일까지 원자력발전의 감축비용 등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보전해주는 내용이 담긴 ‘전기사업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을 재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등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에너지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사업자의 비용에 대해 산업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사용해 보전하도록 하는 근거인 규정이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7월과 9월 두번씩이나 관련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입법예고한 개정안에서 ‘석탄화력발전비중 축소로 발행하는 비용을 전력사업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빼면서 재입법예고한 것이다. 탈석탄비용은 전력기금보다는 기후변화기금이 더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탈원전 비용만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보전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전기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등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에너지 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기사업자의 비용에 대해 산업부장관이 인정하는 경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사용해 보전하도록 하는 근거 규정으로 신설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갑자기 석탄화력발전 비중 축소에 따른 비용보전 지원 근거를 명시한 개정안을 재입법예고한 후 논란이 되자 다시 뺀 것이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매월 국민·기업이 내는 전기요금에서 정부가 3.7%씩 추가로 걷어 적립하는 기금이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추진하면서 공익목적으로 설립됐다. 산업부가 올해 집행한 전력기금은 총 2조354억원 규모다. 2018년 기준 전력기금 재원은 4조1848억원 수준으로, 2009년(2442억원) 대비 15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현재까지 5조원 가까이 적립된 것으로 추산되는 전력기금은 2029년이면 10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세번째 관련 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정부는 전력사업기반기금으로 백지화된 신규 원전 4기에 들어간 비용인 천지 1·2호기 904억원, 대진 1·2호기 33억원 등을 한국수력원자력에 보전해줄 방침이다.

무엇보다 당초 취지에 어긋나게 엉뚱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전력산업기반기금은 향후 전력산업을 경쟁 구도로 개편하고 민영화했을 경우 공적 비용 보전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전력산업 개편은 없이 정부 에너지정책에 따른 논란을 무마하기 위해 쌈짓돈처럼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