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보직 거치며 승승장구
‘피의자 검찰총장’의 한계…후보 명단 못 올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검찰 핵심 요직으로 파격 승진을 거듭해 오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결국 검찰총장 후보에 포함되지 못했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 배성범(59·23기) 법무연수원장, 조남관(56·24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4명을 차기 총장 후보로 박범계 장관에게 추천했다. 후보 추천위는 4시간에 가까운 회의 종료 직후 “심사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을 심사했다”고 밝혔다.
애초 유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 지검장은 이날 발표된 후보자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9년 후배인 이 지검장은 2004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특별감찰반 반장으로 파견되면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 대통령과 인연을 쌓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 지검장은 일선 차장 경험이 없음에도 대검 형사부장으로 발탁됐고, 이듬해에는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검찰 인사와 예산을 관리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역임하던 이 지검장은 2020년 1월엔 검찰 요직 ‘빅4’ 중 하나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이 지검장은 사실상 이번이 검찰총장을 향한 마지막 기회였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으며 채널A 사건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중앙지검 1차장 등 참모진의 ‘사퇴 파동’으로 조직 장악력에 대한 한계 역시 드러났다. 결정적으로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의혹 사건’과 관련, 핵심 피의자로서 기소가 유력하게 관측되면서 결국 ‘피의자 검찰총장’의 고개를 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이 지검장은 검찰 수사가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검찰 조직 자체를 믿지 못한다는 신호를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이날 후보추천위 당연직 위원인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은 회의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나 이 지검장을 겨냥하며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조직의 수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정 정치 편향성이 높은 분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