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설리번 대사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 안해 관계 개선 여지 열어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자국 정부와의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한 러시아 정부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주력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와 펼쳐지고 있는 갈등 관계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9일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설리번 주러 미국 대사가 크렘린 궁의 귀국 권고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에 대응해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 10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및 연방기관 해킹을 문제 삼아 전날 10명의 러시아 외교관 추방을 발표한데 대한 맞대응이다.
이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설리번 대사를 만나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했다.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지난 3월 중순 러시아로 귀국해 계속 모스크바에 머물고 있다.
미 외교 전문가들은 “설리번 대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모스크바에서 강제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러시아는 설리번을 추방하거나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하지 않음으로써 관계 개선의 여지를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행정부 시절 주러 대사를 지낸 마이크 맥폴은 “크렘린이 설리번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한다면 이는 갈등이 극에 이른 상황이 될 것”이라며 “모스크바에서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된 마지막 미국 대사는 이오시프 스탈린이 집권하던 1952년 조지 케넌이었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가 설리번 대사에 대한 귀국 명령을 내리지 않음으로써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러 제재를 “비례적인 조치”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갈등을 확대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행정부는 외교 갈등의 초점을 중국과의 대결에 맞추고 있다”며 “러시아와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