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보류·고령층 조기 접종 등
대상자·일정 등 계획 조정 거론
불안감 확산…접종률 하락 우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전 세계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다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접종이 재개되더라도 고령층만을 우선 접종하고 젊은층은 보류한다거나 교차접종을 허용하는 등 세부계획의 조정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AZ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면서 불안감으로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보류했던 AZ백신 접종 재개 예상…“다른 대안 없어”=유럽의약품청(EMA)은 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매우 드문' 혈전 증상 사이에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접종 연령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상황이다. 다만 EMA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이익이 위험보다 큰 만큼 접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일시 중단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재개 여부를 11일 발표한다. 앞서 추진단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에 당초 어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특수·보건 교사 등에 대한 접종을 미루거나 잠정 보류한 바 있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을 고려한 '예방적 차원'의 조처였다는 게 추진단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 등 약 14만2000여명의 접종이 뒤로 밀렸고, 접종이 진행 중이던 만 60세 미만 3만8000여명의 접종이 보류됐다.
추진단은 국내외 동향과 이상반응 발생 사례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전문가 자문단 및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접종 재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내 만 65세 이상을 포함해 올해 2분기 접종 대상자(1150만3400명)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을 사람은 770만5400명으로 약 67%를 차지한다. 다른 백신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2분기 주력 물량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무기한 연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추진단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 이익이 위험을 상회하므로 접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EMA 검토 결과를 언급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안전성 유효'라고도 언급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전날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질병관리청이 이번 주 여러 혈전, 백신 전문가와 유럽의약품청(EMA)의 결과를 검토하고 접종 재개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접종계획 일부 조정 가능성…“백신 불신에 접종률 떨어질 수도”=하지만 접종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대상자 조정 등 계획이 바뀔 수 있다. EMA가 접종 권고 방침을 유지했지만 이미 유럽 각국에서는 접종 대상자의 연령을 제한하거나 1차 접종자에게 다른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실상 자국의 백신으로 여기는 영국조차도 매우 드문 혈전 부작용을 이유로 가능하다면 30세 미만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다른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젊은층, 특히 여성에 한해서는 접종 일정이 다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MA에 따르면 문제가 된 혈전 사례 다수는 60세 미만 여성에게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초등학교 교사 중 젊은 여성이 많은 만큼 안전성이 확실하게 확인될 때까지 이들의 접종 일정을 늦추거나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5월 중순 이후부터 접종 예정인 만 65∼74세 일반 고령층의 접종을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될 수 있다. 정부는 일부 연령층이나 성별에만 접종이 제한될 경우에는 '교차 접종' 등의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기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일부라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이 제한될 경우 국내외 연구 문헌을 통해 교차 접종을 포함한 2차 접종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차접종은 개발 방식이 다른 백신을 차례로 맞는 것을 말한다.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로 접종받은 60세 미만에 대해 2차 접종을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으로 받으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확보한 백신 상당수가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선택의 폭은 크지 않다. 오는 6월까지 국내에 들어올 백신 총 1808만8천회분 가운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067만4000회분으로 가장 큰 비중(59%)을 차지한다.
문제는 접종이 재개되더라도 불안감에 접종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문제가 계속 불거진 만큼 백신 불신이나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면서 “유럽 사례를 검토하고 전문가 논의를 거쳐 후속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