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법 기준 미달 좌석 규모는 차별”
고의·과실 없어 위자료 지급은 인정하지 않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앞으로 지하철이 아닌 버스에서도 휠체어 사용 승객을 위해 길이 1.3m 이상의 전용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1일 승객 A씨가 김포운수를 상대로 낸 적극적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일정 면적 이상의 휠체어 이용 승객 전용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 사건에서 김포운수의 위자료 지급 의무는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기준에 미달하는 교통약자용 좌석 설치가 차별행위라고 봤다. 문제가 된 버스의 교통약자용 좌석은 버스 진행방향으로 측정 시 0.97m 규모였다. 교통약자법은 버스 진행 방향 측정 시 1.3m 이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교통사업자는 버스에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 제공을 위해 교통약자용 좌석을 설치할 의무가 있다”며 “김포운수 버스에 설치된 교통약자용 좌석은 진행 방향으로 측정할 때 0.97m에 불과하므로,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김포운수가 운행하는 2층 광역버스에 탑승한 A씨는 해당 버스의 휠체어 전용공간이 좁아 다른 승객들과 달리 버스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는 등 정당한 편의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A씨가 탄 버스가 저상버스가 아니고,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한 차별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상 휠체어 전용 공간 설치의무는 휠체어 승강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저상형 버스나 계단이 있는 버스만 진다는 해석이다.
반면 항소심은 휠체어 전용공간을 확보하지 않은 버스 운행은 차별이라며 1심 결과를 뒤집었다. 또한 교통악자법 시행규칙이 ‘휠체어 승강설비가 설치된 버스’로 교통약자용 좌석 확보 대상을 규정하고 있을 뿐, 저상 버스 등 특정 버스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