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퇴임 앞두고 ‘승진연한’ 되자 마자 측근 1급 승진
“행안부 규정·사규 위반” 인사처장 지적에 처장 전보조치도
‘LH사장’ 하마평 때부터 인사권자에 뒷일 부탁…낙마후 직접 처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땅 부자’, ‘다주택 논란’으로 LH 사장 자리에서 낙마한 김세용 SH공사 사장이 퇴임 전 최측근만 배려한 선심성 승진인사를 감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 사장은 학연과 지연으로 얽혀있는 측근을 1급 승진시키기 위해 행안부 규정과 사규를 무시했고,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수 차례 포석을 깔아놨다는 비판을 받는다.
29일 SH공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26일자 인사에서 승진한 측근 이모(56) 씨를 위해 승진후보 순위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매년 4월말 기준 경력평정을 배제하는 등 행안부 규정과 사규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1급 승진한 이 씨는 김 사장의 고려대 동문이자, 변창흠 LH 전 사장의 SH공사 재직시절 변 사장 비서실장이다.
이 씨는 최근 승진최소연한인 3년을 채워 기본경력 점수는 받을 수 있었지만, ‘초과경력’ 점수는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초과경력 점수가 없는 이 씨가 승진 후보에서 밀릴것을 우려해 김 사장은 인사대상자들의 경력점수(기본경력·초과경력)을 전원 0점 처리하는 방식으로 인사를 감행한 것이다.
김 사장은 관련 인사에 걸림돌이 되는 사내 반대 의견을 무마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움직였다. 익명을 요구한 SH 관계자는 “앞서 전임 인사처장이 (이 씨 승진은) ‘사규 위반’이라는 의견을 내자, 인사처장을 다른 자리로 보내버리기도 했다”며 “승진 인사에 문제를 제기했던 전임 인사처장은 이번 승진인사 대상자 5명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측근 승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조직 전체 인사시기를 좌지우지 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이 씨가 승진 연차 3년을 채우지 못한 작년 말까지 ‘승진 적임자가 없다’며 인사를 미뤘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사내에선 이 씨 한명을 승진인사에 태우기 위해 인사 시기를 조정하는 술책을 부린 것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거세다.
김 사장이 LH사장에 낙마하기 전부터 ‘뒷일’을 봐 줄 사람까지 구해 놓으며 측근 승진에 열을 올렸다는 증언도 줄줄이 나왔다. 김 사장이 SH공사에서 퇴임하게 되면, 인사권을 가진 모 본부장이 이 씨 승진을 알아서 챙길 것이라는 얘기가 간부회의 등에서 공공연히 거론됐다는 것.
한 SH 관계자는 “김 사장은 본인이 LH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3월 8일 퇴임식까지 준비해뒀다”며 “자신이 LH사장으로 갈 줄 알고 이 씨의 뒤를 봐달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신신당부 해놨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LH사장 자리에 ‘부적격 판정’을 받아 낙마했다. 그 사이 이 씨는 지난 18일 승진 최소 연한인 3년에 도달했다. 의도치 않게 내달 서울 시장 재보궐 선거 목전까지 SH공사 사장 자리에 눌러앉게 된 김 사장은 3월 벼락 인사를 통해 본인 손으로 승진 인사를 처리했다.
이에대해 이종선 홍보실장은 “이런 주장은 제2노조의 주장일뿐 사실이 아니다”라며 “측근을 배려한 특혜 인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사장은 변 장관이 LH 사장일 때부터 호흡을 맞춘 점이 부각돼 유력한 LH사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LH공사에서 ‘미공개·내부 정보 이용 투기’ 논란으로 주저 앉게 됐다. 김사장은 지난해 10월 만 5세의 자녀들이 중국 항서제약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공직자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사장 본인도 서울시산하 단체장 중 재산 신고액 2위(58억 원)을 차지한 땅 부자다. 김 사장은 이달말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변창흠사장도 퇴임 하루전 서울시 행정 2부시장이 임원들 사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거짓말해 사표를 받은 뒤 경영본부장 한명만 사표를 수리해 보복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었다. 결국 그 본부장은 소송을 벌이고 조정을 통해 잔여 임기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적 인사로 인해 공사의 재정에 부담을 주고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