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도로가 동맥, 자동차는 피”
車산업 불모지서 세계 5위 이끌어
현대차 ‘위기의 승부사 DNA’ 장착
정의선, 전기차로 글로벌 TOP 도전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여전히 산업 곳곳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범현대가는 지난 2000년 ‘왕자의 난’으로 쪼개졌지만 자동차와 조선, 건설, 유통, 자재 등 주요 산업군에 포진하며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비상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이자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로 불리우면서 한국 현대경제사에 큰 획을 그은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특히 그는 한국 자동차산업을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세웠다.
▶포니서 아이오닉5까지...세계 車산업 5위 초석을 놓다=1915년 11월25일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아산은 소 판 돈 70원을 들고 가출해 인천에서 부두 하역일과 막노동 등을 했다. 쌀가게에 취직해 일하다 3년 만에 가게 주인으로부터 쌀가게를 넘겨받으면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이후 ‘아도서비스’라는 정비업체 사장이 됐으며 이는 현대차라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탄생하게 된 씨앗이 된다.
아산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세워 본격적인 기업인의 길에 나섰고 1950년 두 회사를 합병해 현대건설을 설립했다. 1967년에는 현대차를 세웠고 1968년에는 2년5개월이라는 세계 최단기간 완공 기록을 남긴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했다.
이후에는 조선소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에게 26만t급 2척을 수주했으며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 1975년 현대미포조선 등을 세워 현재 조선업계의 토대를 닦았다.
1976년에는 현대차 울산 1공장에서 순수 국산 자동차 1호인 포니를 만들어내며 세계 자동차 업체 중 16번째로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아산의 위기의 승부사 DNA는 현재 자동차산업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울산 1공장은 국내 자동차의 시발점을 알림과 동시에 100년의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기에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인 아이오닉5가 생산되는 곳이다.
아산은 “국토의 도로가 동맥이라면 자동차는 피와 같다. 자동차 산업은 국가에 가장 필요한 산업이며 나는 자동차 산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내 후대들에게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디딤돌을 놓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은 아산의 꿈이었다.
그의 열정과 꿈이 45년이 지난 2021년에 국내 자동차 산업을 세계 5위에 올려놓은 초석이 됐다.
이 꿈과 열정을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잇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타운홀 미팅에서 “정주영 창업주가 가장 중요하게 지킨 것이 신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그 정신을 배우고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서 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영향 추모 행사 차분히 = 범현대가는 아산의 20주기를 맞아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고려해 조촐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기일 전날인 3월 20일 청운동 자택에 범현대가가 모여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그룹별로 시간을 달리 해 제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별 추모 행사도 진행한다. 우선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선구자’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을 그룹사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6일부터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열고 다양한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14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강연과 대담 영상도 상영 중이다.
아산나눔재단은 ‘아산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독후감 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