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조지아 이간질…K-배터리 신뢰 해쳐”

LG 5조 투자계획에 대해 “실체 없어” 비판

“바이든 거부권 행사 저지하기 위한 속셈”

LG그룹 여의도 트윈타워(위)와 SK 종로 서린빌딩. [LG, SK 제공]
LG그룹 여의도 트윈타워(위)와 SK 종로 서린빌딩. [LG, SK 제공]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인수 의사를 내비친 것에 대해 SK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입장문을 내고 "(LG의 움직임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지아주와 SK 간의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SK와의 상생을 원한다는 LG의 주장이 얼마나 진정성 없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10일 조지아주 상원의원 래피얼 워녹에게 보낸 서한에서 "조지아주 주민과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만약 외부 투자자가 SK의 조지아주 공장을 인수한다면 이를 운영하는 데 LG가 파트너로 참여할 수도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LG도 SK 배터리 조지아 공장이 지역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것이 바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미국 시장 5조원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SK이노베이션은 "구체성도, 구속력도 없는 발표만 하는 것은 K-배터리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ITC 결정 후 LG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사실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미국사회의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이 'SK가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 것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이달 초에도 양측 고위층이 만난 적이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이 동의한다면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아울러 다음달 11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ITC 거부권 행사 결정 전에 양사 간의 해결을 촉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에게 피해가 있다면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향후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조지아 경제와 일자리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 보다는 미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들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10일 ITC가 SK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 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린 직후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SK도 현재 백악관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