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러시아 자본·기술로 건설…러시아 입김 강화 우려
중동 내 핵에너지 활용 경쟁 가속화…무장세력 테러 위험도 ↑
원전 건설지 지진 위험 경고…핵무기 개발 착수 의혹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터키가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악쿠유 원전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롭게 파트너십이 강화되고 있는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서다.
양국은 지난 2010년 원자력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2018년 러시아의 러시아의 국영 원자력 회사인 로사톰이 터키 남부 메르신 지방에 악쿠유 원전 건설을 시작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제3원자로 착공식이 열리기도 했다.
악쿠유 원전은 총 4호기까지 건설되며 2023년부터 매년 1기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터키의 원전 보유가 착착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원전 건설로 인해 터키가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100% 러시아 자본·기술로 건설…러시아 입김 강화 우려
터키는 아쿠유 원전 착공 이후 자신들이 탄소 중립적인 에너지원을 갖게 됨으로써 타국에 대한 에너지 의존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국제관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미국 비확산계의 ‘대부’로 통하는 헨리 소콜스키 비확산교육센터(NPEC) 소장은 아쿠유 원전 건설 프로젝트가 러시아에 대한 터키의 의존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금은 전액 모스크바로부터 조달되고 있다는 점을 소콜스키 소장은 이유로 들었다.
소콜스키 소장은 “터키가 보다 값싸고 구하기 쉬운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러시아의 힘을 빌어 원전 건설에 몰두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내 핵에너지 활용 경쟁 가속화…무장세력 테러 위험도 ↑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활용에 중동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지정학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 터키의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터키 이외에도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은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이며,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UAE)도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이미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은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이란도 우라늄 농축 등을 통한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모양새다.
소콜스키 소장은 “중동 국가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원자로가 최우선 타격 대상일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체르노빌 사건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 유출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가 간 분쟁이 아닌 반군 등 무장 세력에 의한 드론 공격 등에 원전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소로 꼽았다.
소콜스키 소장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 중인 터키 역시 시리아 내 무장 세력들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예멘 후티 반군이 드론을 활용해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을 타격한 사실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전 건설지 지진 위험 경고…핵무기 개발 착수 의혹도
아쿠유 원전을 건설 중인 지역이 지진이 잦은 곳이란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하지만, 터키 내에선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이스탄불에 위치한 경제·외교연구센터의 시난 울겐 소장은 “아쿠유 원전이 지진 위험 분석을 기반으로 설계됐다”며 “첨단 기술로 지어지는 원전은 성공적으로 건설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터키와 러시아 간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했을 경우엔 통제권을 두고 양국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이 밖에도 터키가 발전 용도로만 원전을 활용할 것이란 공언에도 불구하고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걱정스런 목소리도 있다.
일부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터키가 이미 핵무장을 마친 파키스탄과 오랫동안 군사 협력에 관한 협정을 맺고 있으며, 파키스탄이 비밀리에 터키의 핵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터키 정부 관계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의에서 “방사선 기술과 암 치료에 있어 평화적 이용에 관해서만 관심이 있다”고 부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