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으로 인한 다주택자 양도세 절감 위해 혼인신고 미루고 아이 출생
미혼모 상태로 출생신고…“초등 취학 전까지만”
“아이가 알면 상처된다” vs. “몇 억원 세금이라 고민돼”
부동산 정책 따른 천태만상…“돈 때문에…씁쓸한 광경”
“일시적 2가구라 혼인신고하고 5년 이내에 팔아야 비과세가 되는데, 아직까지 제 아파트는 재건축 일정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곧 태어나지만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는 아내가 미혼모인 상태로 출생신고를 해둘 생각입니다.”(혼인신고 전인 신혼부부 A씨)
부동산 세제와 청약 등의 이유로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가 많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태어날 아이를 혼외자로 만드는 일도 불사하겠다는 사례까지 관측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 따르면 결혼으로 인한 합가 시의 절세방법을 문의하는 일이 잦다. 각각 주택 한 채씩 갖고 있는 사람들이 결혼을 해서 두 채가 되면 예외적으로 5년 내 먼저 매도하는 주택에 대해서 양도세를 비과세한다.
백종원 NH농협은행 수석세무전문위원은 “다주택자는 원래는 비과세가 안 되는 것이 맞는데 각각 1주택자인 두 사람이 결혼으로 인한 합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주택자가 된 것이므로 5년 안에 판다면 예외적으로 비과세 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십년 일해도 10억원 못 버는데…잠깐 혼외자 하면 어때요?”= A씨 부부는 혼인신고 전인데 아내도 1주택자이고, A씨는 재건축을 목적으로 구축 아파트를 매수했다. 만약 지금 혼인신고를 하면 일시적 1가구 2주택자가 된다. 비과세를 받으려면 2026년 3월내에 두 채 중 하나를 팔아야 한다.
A씨는 아이까지 생긴 상황이지만 혼인신고를 더 미룰 생각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아파트 재건축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매도하면 시세차익이 10억원 정도가 될 것 같다”면서 “양도소득세로 수 억원을 안 내려면 5년 비과세 기간 내에 팔아야하는데, 향후 5년 안에 (재건축의)가시적인 변화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미혼모의 혼외자가 된다. 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혼모인 엄마 성을 따르다가, 인지신고 후에는 아빠 성으로 바뀌는 등의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반면, 많게는 수 억원에 달하는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아 이러한 고육지책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혼 특공 위해 무주택자 될 때까지 버텨=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지원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루는 경우도 많다. 혼인신고일 이후 주택을 소유한 적이 한번이라도 있으면 입주자모집공고일 당시에 무주택자라도 특별공급 자격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신혼부부인 C씨는 “서울에 전세를 끼고 사둔 집이 있는데 아직 보유한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지금 팔면 양도세가 너무 많이 나와 못 팔고 있는데, 그 사이에 애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려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혼인신고를 미뤄 자식의 혼외자 상태도 불사하겠다는 젊은 부부뿐만 아니라 종부세 부담에 위장이혼을 고려하는 고령의 자산가들도 문의가 많이 온다”며 “몇 억원에 달하는 세금이라 가족관계 와해까지도 고려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민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