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대상 3기 신도시 지역서
전국 투기 의심 지역으로 확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검찰의 수사 지휘권이 폐지되자마자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을 맡게 된 경찰의 수사력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첫 대형 사건인 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경의 유기적 협력을 주문하면서 검찰과 협력관계를 설정해야 하는 과제까지 안게 됐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LH 투기 의혹 사건 수사 관련 긴급 관계기관회의를 소집해 검·경 간 유기적 수사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 조남관 검찰총장 권한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일 “검·경의 유기적 협력은 수사권 조정을 마무리 짓는 중요한 과제”이며 “이번 LH 투기 의혹 사건은 검·경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한 첫 사건”이라고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수사 역량을 입증할 중대한 기회라고 보고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역시 “이번 사건을 검찰에 맡겨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때문에 경찰청 국수본은 지난 9일 부동산 투기 특별수사단을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로 격상하고, 수사 대상을 3기 신도시에서 전국의 투기 의심 지역으로 확대했다. 과거 1·2기 신도시 투기 수사를 검찰이 주도했다면, 이번 3기 때는 경찰이 직접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경찰은 조만간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파견 직원들을 특수본에 합류시키고, 전국 시도경찰청이 나서 전국 부동산 개발 정책 관련 투기 의심 사례를 파헤칠 방침이다. 특수본 내에 신고센터도 운영해 정부 합동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사례까지 전방위 수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도청의 반부패수사대는 물론 사이버수사 인력이 투입돼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공개 정보 이용, 친인척이나 지인 등을 이용한 차명거래 규명이 핵심이다.
다만 검찰과 협력에 대해서는 경찰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 총리도 이런 점을 의식해 이날 회의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초기라 기관 간 협조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모범 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각종 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협조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찰이 LH 압수수색 영장을 검찰에 신청한 이후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기까지 3일이나 걸린 데 대한 불만도 포착된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이나 피의자 체포·구속 등 검사의 영장 청구가 필요한 강제수사 영역에서 가장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된 이후 검찰 송치·기소 때 적용할 혐의와 관련해 주요 법리적 쟁점을 사전에 상의하는 식으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수본은 이날 관계기관회의 이후 검찰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할 방안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지금도 수시로 검찰과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회의 이후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