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최소한 실무 검토 시간 필요”

선거일정 등 이유 논의에 미온적

추경안 심사일정조차 합의 안 돼

3월내 지원금 지급 계획 ‘빨간불’

3월 국회가 개원하며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이 제출됐지만, 여야가 의사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며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애초 빠른 추경 통과를 강조했던 여당은 이달 내 추경안 통과를 위해 빠른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주요 상임위에서 의사 일정 협의를 거부하며 시간 끌기에 나섰다.

9일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추경안 심사를 해야 하는 주요 상임위에서 야당이 일제히 의사 일정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며 “상임위 논의를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달 중순께는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달 내 본회의 처리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민주당 내 상임위 간사들이 모인 회의에서도 ‘야당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성토가 나왔었다”며 “당장 추경 통과가 절실한 상황인데 야당이 선거 일정 등을 이유로 대화에 미온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애초 오는 11일부터 예결위에서 추경안을 심사해 본회의를 통해 처리하고 이달 내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3월 국회 시작부터 기획재정위원회와 교육위원회 등 10개 추경 대상 상임위에서 논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었지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등을 제외한 대부분 상임위가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 전체 일정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야당인 국민의힘은 논의를 위한 사전 검토 작업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예결위 간사를 맡고 있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야 추경 관련 자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소한의 실무적인 검토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역대 세 번째로 큰 추경안을 국회에 던진 상황에서 바로 회의부터 하자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여당이 정해진대로 추경안을 통과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당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10개 상임위에서 추경안 심사를 거친 뒤 이달 말께 예결위에서 최종 논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추 의원은 “논의의 속도는 정부가 얼마나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고 설명하느냐에 달렸다”며 “여당이 주장하는 추경안만 통과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의사 일정에 합의하며 본격적인 추경 심사가 시작되더라도 본회의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일 4차 재난지원금을 위한 19조5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애초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농어민 등의 반발로 최근 여당이 농어민을 다시 포함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정부와 여당 내에서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지급 대상 확대가 현재 9조9000억원인 적자국채 발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쟁점이다. 기획재정부가 추가 국채 발행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데다가, 야당 역시 국채발행 확대보다는 기존 예산 삭감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추경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문규ㆍ정윤희ㆍ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