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 올린 黃 “3월은 진군의 계절”

“작은 힘이지만 무언가 하겠다고 다짐”

윤석열 사표낸 날 황교안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21대 총선 참패 후 잠행을 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정계 복귀를 시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사퇴 선언을 한 날 메시지를 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4일 늦은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에 큰 혜택을 받은 내가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보잘 것 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작은 힘이지만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3월은 진군의 계절"이라며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은 어김없이 물러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폭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황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은 총선 참패 이후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12월 여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강행 처리하자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심정으로 버텼다"며 "그러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글로 저항의 뜻을 전한다"고 분노했다. 그런 황 전 대표가 3개월 후 윤 총장이 사표를 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의 시가 담긴 이번 글을 올린 것이다.

윤석열 사표낸 날 황교안
[연합]
윤석열 사표낸 날 황교안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페이스북 일부 캡처.

최근 경북 안동 이육사 문학관을 찾은 것으로 보이는 황 전 대표는 글을 통해 "우리나라는 수많은 선조들이 값진 희생을 치르고 세웠다"며 "그런데 일부 도적들이 주권을 찬탈하고 국민을 노예로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정부여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움직임도 비판했다. 그는 "그들은 국민공복의 굴종, 국민의 경제적 궁핍, 젊은이들의 미래포기를 강요하며 대한민국을 좀먹는 무리"라며 "도적을 잡아 국권을 주인에게 돌려줘야 할 공권력을 공중분해시키려고 한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육사의 시 광야 전문을 올린 황 전 대표는 "초인을 부르던 이육사 선생은 빼앗긴 산하를 찾기 위해 스스로 초인의 길을 걸었다"며 "한 세기 지나 그 자리에 선 저는 나라가 다시 나락의 길에 들어섰음을 한탄한다. 3·1 운동 정신을 받들어 그들로부터 국민 주권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 2월 초엔 대담집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했다.

또 같은 달 중순에는 싱크탱크 ‘자유와생각’ 창립 세미나에서 “탈(脫)원전 정책을 막기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