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연체 줄고 정리는 늘어

대손충당금 적립도 크게 늘려

코로나지원 부실 가능성 낮아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 장기화가 은행 건전성을 위협할 것을 걱정해 배당 자제를 권고했지만, 정작 국내 은행들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28%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로, 종전 최저치(지난해 9월 말 0.3%)보다 0.02%포인트(p) 떨어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외계은행’ 수준이다.

연체율 하락은 대출총액이 늘어난 반면 신규연체 증가 폭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새로 발생한 연체 규모는 8000억원, 연체 채권 정리 규모는 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책효과도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와 금융권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신규 대출을 대규모로 공급하고 기존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등을 지원해왔다.

금융위 입장에서 보면 유예를 통한 연체율 하락이, 실제 건전성 지표의 착시 현상을 불러올 가능성을 상정할만 한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미 쌓은 충당금을 감안하면 굳이 자기자본수익률(ROE)를 훼손하면서까지 배당을 자제해야할 지는 애매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대손충당금 3901억원을 마련하며, 전년 1132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렸고, 신한은행도 코로나19 관련 충당금만 2860억원을 쌓아두며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6802억원으로 규모를 키웠다. 하나은행도 대손충당금이 2019년 2818억원에서 지난해 3179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위는 은행 등의 원금상환유예 제도가 부실화 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실제 차주별 연체율을 보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중소법인 및 개인사업자대출) 수치도 전월대비 각각 0.01%p, 0.1%p 하락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2%)도 전월보다 0.04%p, 1년 전보다 0.06%p 내렸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2%p, 신용대출 등 그 밖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09%p 떨어졌다. 성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