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10.2조, 투신 3.1조 등 폭풍 순매도
자산배분 차원…6월까지 순매도세 전망
연기금,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주 집중 매도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새해 들어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 행진이 계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 불안이 커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새해 들어 처음으로 최근 2거래일(5일, 8일) 연속으로 순매수세로 돌아섰으나, 전문가들은 순매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새해 들어 26거래일 동안 6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기관의 순매도액 합계는 총 20조984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5조7962억원어치를 매도했으나, 개인만이 27조2948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기관의 순매도는 투자 주체 전체에 걸쳐 있다. 금융투자, 보험, 투신, 사모, 은행, 기타금융, 연기금 등 모든 기관이 팔아치우는 모양새다. 2021년 전체 거래일 동안 연기금은 10조2225억원, 투신은 3조1233억원, 금융투자는 2조6117억원, 보험은 2조4756억원, 사모는 1조9795억원, 기타금융은 4349억원, 은행은 1366억원 순으로 매도했다.
순매도액이 가장 큰 연기금의 경우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29거래일 연속 팔아치우며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연기금의 매도는 지난해 상승폭이 컸던 자동차·화학·반도체 중심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4일부터 전날까지 연기금은 삼성전자(3조116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현대차(6029억원), SK하이닉스(4776억원), LG화학(4557억원), 삼성SDI(4173억원), SK이노베이션(401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연기금의 순매도는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배분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해 17.3%였던 국내 주식 비중을 올해 16.8%까지 낮추기로 조정했다. 주식시장 내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은 이에 맞추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가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올해 연말까지 추가로 가능한 연기금 코스피 순매도는 30조원대”라며 “연기금의 코스피 순매도 속도를 고려하면 6월 초에 목표 비중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기금은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기 때문에 이같은 연기금의 순매도 영향은 앞으로도 시가총액 최상위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기에 지수 자체의 하락은 지속되지 않겠지만,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는 과거처럼 외국인이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