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중 전기차 50% 넘어…전 세계 최초

유럽 최대 산유국서 전기차의 나라로 변신

각종 세금 면제 및 주차, 전용도로 혜택 보장

글로벌 전기차 업체 노르웨이 시장 선점 경쟁

노르웨이의 한 시민이 길거리에서 전기차 충전을 하고 있다. [로이터]
노르웨이의 한 시민이 길거리에서 전기차 충전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는 서유럽 최대의 산유국으로 꼽힙니다. 노르웨이의 원유 생산량은 세계 생산량의 약 2%를 차지할 정도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작년 한 해 노르웨이로부터 836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노르웨이는 전기차 부문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1년 동안 판매된 신차를 분석해보니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사상 처음으로 추월한 것입니다.

미 온라인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지난해 판매된 신차 14만1412대 중 전기차가 7만6789대에 달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54.3% 수준입니다.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노르웨이가 세계 처음이라고 합니다. 하이브리드차까지 합하면 83%에 달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노르웨이는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기차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구매가 급증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전기차의 개념조차 낯선 1990년대부터 전기차 보급을 촉진하는 정책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합니다.

새 차를 살 때 붙는 부가가치세와 등록세를 전기차에 한해 면제해주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휘발유차를 사는 것보다 오히려 저렴하니 이왕이면 전기차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전기차는 유료 도로 통행료를 1996년부터 면제해줬습니다. 다만 세수 부담을 고려해 2019년부터는 50% 이상 할인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전기차 이용자들은 공영 주차장도 할인혜택을 받고 이용할 수 있고, 버스 전용도로에서도 주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노르웨이가 이처럼 전기차 이용자에게 전폭적인 혜택을 제공한 데에는 일찍이 환경 정책에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의 45%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사업장과 교통, 건설, 농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에 대해서도 세금을 기존보다 3배 이상 인상할 방침입니다.

게다가 2025년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승용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휘발유차 시대의 종말을 앞당겨 선언하고, 그 대신 전기차를 미리 구매할 수 있도록 보조금과 각종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4년 뒤 노르웨이에서 휘발유 신차가 완전히 사라지는 만큼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은 노르웨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노르웨이로 수출한 자동차의 97.3%가 전기차였다고 하니 앞으로 노르웨이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