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됐다가 탈출한 여성들이 납치돼있는 동안 겪었던 끔찍한 사건들에 대해 증언해 주목된다.
29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나이지리아에서 보코하람에 납치됐던 여성 30명과 목격자 16명의 증언을 토대로 이날 펴낸 보고서를 통해 보코하람 대원들이 피랍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미성년자와 강제로 결혼하는 등의 잔혹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정부에 의해 억류돼있는 소속대원들과 그 가족을 위한 복수라고 주장하며 여성들을 납치해왔다. 2009년 이래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납치를 당한 여성은 최소 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 4월에는 치복시(市)의 한 중학교에서 276명의 소녀들이 한꺼번에 납치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렇게 납치된 여성들은 보코하람의 근거지가 있는 삼비사 숲에 머물게 된다. 면적 518㎢의 넓고 빽빽한 열대우림으로 한번 들어가면 옴짝달싹하기 힘든 ‘천연 장벽’을 형성한 지역이다. 이곳에 갓 젖을 뗀 소녀부터 65세의 부녀자까지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으로 개종하길 거부하는 여성들은 갖가지 신체적ㆍ정신적 학대에 시달렸다고 증언자들은 입을 모은다. 보코하람 대원들을 위해 요리, 청소, 약탈물 운반 등 강제노동을 하는 것은 그나마 쉬운 축에 속한다.
만연한 성폭행은 피해여성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다. 강제로 보코하람 대원과 결혼한 여성들은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절하면 구타와 채찍질을 당하며 목숨을 위협받는다. 보코하람 지도자들의 아내들은 피랍여성들을 동굴에 가두고 대원들에게 ‘지참금’ 명목의 돈을 받아 그 안에서 이뤄지는 성폭행 사실에 대해 눈감아주기까지 한다.
한 피해 여성은 어린 나이(17세) 때문에 결혼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가 보코하람 지휘관이 5세밖에 안 된 자신의 딸을 가리켜 “지난해 결혼했다면 지금쯤 첫날밤을 위해 때가 되길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결혼을 강요하는 말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뿐만 아니라 보코하람의 전투에 투입되는 여성들도 있다. 단순히 탄약을 운반하는 일부터 정부군 군사를 꾀어 매복지에 끌어오는 ‘미끼’ 역할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HRW는 보코하람의 납치 타깃이 되는 여성들은 기독교 신자이거나 학생이라고 전했다. 보코하람이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처럼 교육을 원하는 여성들을 ‘처벌’하기 위해 납치를 저지른다는 분석이다. 실제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지난 2012년 촬영한 영상에서 “당신들이 우리의 여자들을 데리고 있겠다면 당신네 여자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보라”면서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분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