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접촉 규제 지침 무효” 밝혀

대만 측 “관계의 깊이 반영”환영

中, ‘하나의 중국’들어 긴장 커질듯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미국이 외교관·공무원을 대상으로 대만 접촉을 수십년간 제한해왔던 조치를 거둔다.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긴장 관계를 악화시킬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수십년간 국무부는 외교관과 군 장병, 다른 관료가 대만의 상대방과 교류하는 것을 규제하기 위해 복잡한 내부 제한조치를 만들어왔다”면서 “이젠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중국에 비판을 자주 가해왔던 폼페이오 장관은 “미 정부는 이전까지 중국 공산당 정권을 달래기 위해 대만에 대한 행동을 취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부 각 기관은 국무부가 앞서 내놓은 대만과 관련해선 모든 접촉 지침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은 앞으로 무효”라고 덧붙였다.

이런 변화는 조 바이든 대톻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일주일 남짓한 시점에서 이뤄진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과 대만 관계는 우리의 영구적 관료주의가 자체적으로 부과한 조치에 속박될 필요없고, 속박돼서도 안 된다”고 했다.

미국 주재 대만 대표부는 성명에서 “우리 관계의 강인함과 깊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충돌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대만도 똑같은 중국의 일부라는 이 정책은 베이징 당국자에겐 금과옥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출발부터 이런 외교적 규범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하기 전에도 대만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이는 수십년간 이어져온 프로토콜을 깨는 것이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도 ‘하나의 중국’ 정책은 더 좋은 무역협상에 달려 있다고 말하곤 했다.

조만간 권력을 내려 놓아야 할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의 입을 통해 밝힌 이날 움직임은 1단계 미·중 무역협상에 두 나라가 합의한 지 거의 1년만에 나온 것이다.

미·중 관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이후 악화일로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울러 중국이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홍콩 민주화 세력을 진압한 것도 양국 긴장의 또 다른 발화점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엔 중국 군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를 처벌하는 계획을 내놓는 등 임기말까지 대중 강경책을 쏟아내고 있다.

조만간 미국의 고위급 인사가 대만을 직접 방문할 예정이어서 미·중 갈등의 강도가 더 심화할 전망이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오는 13~15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대만이 1971년 유엔에서 제외된 이후 처음이라고 블룸버그는 썼다.

중국 외교부는 크래프트 대사의 대만 방문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전날 폼페이오 장관을 두고 “중·미 관계를 방해하기 위한 광기의 마지막 쇼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