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정보 인민은행으로
민간금융 국가가 통제할듯
출국금지된 마윈 행방묘연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인 앤트그룹이 축적한 소비자 신용정보의 국유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현된다면 빅테크 기업 무형자산의 강제 국유화 전례가 된다.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의 소비자 신용정보를 국가 소유로 만들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앤트그룹은 마윈(馬雲)이 창업자인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로, 전세계 10억명이 사용하는 전자결제플랫폼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앤트그룹이 알리페이와 부가 서비스를 이용해 축적한 방대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시장에서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누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감독 당국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운영하는 범국가적 신용정보 시스템에 앤트그룹의 데이터를 편입하거나, 인민은행이 사실상 통제하는 신용평가회사가 앤트그룹의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앤트그룹에 대해 금융회사에 준하는 대출 규제를 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독점도 막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시도는 페이스북과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들이 방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이용해 경쟁자들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는 관행을 규제하려는 미 의회의 노력보다 한 발 더 나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중국은 미국에서 개인 신용평가 척도로 사용하는 ‘파이코(FICO) 스코어’와 유사한 자체 신용점수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마윈은 신용정부 공유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WSJ에 따르면 앤트그룹이 2015년 자체 신용점수 시스템을 구축한 지 3년 뒤 인민은행도 개인 신용정보회사를 만들어 앤트그룹과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에게 고객 신용데이터 공유를 요청했으나 앤트 측의 거부로 사실상 좌초됐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의 금융 정책을 공개 비판한 후 두달째 종적이 묘연한 상태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 국유화를 강요해도 현재로서는 반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서 중국 금융당국은 앤트그룹에 대해 결제사업만 남기고 대출,보험,자산관리 등의 사업은 중단하라고 강제했다. 이런 가운데 알리페이의 소비자 데이터를 정부에 넘기게 되면 사업이 뿌리째 흔들릴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