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V를 그려 보이는 이원준. [사진=KPGA]
승리의 V를 그려 보이는 이원준. [사진=KPG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태 기자] 호주 교포 이원준(35)은 아마추어 시절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유망주였다. 190cm 96kg의 건장한 체격으로 300m를 날리는 장타자였던 이원준은 그러나 2007년 LG전자의 후원 속에 도전한 미국무대에서 실패의 쓴 맛을 본 후 부상으로 골프를 그만두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호주로 돌아가 의사가 되기 위해 학업을 재개한 이원준은 그러나 골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2015년 마지막으로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퀄리파잉 테스트에 응시했는데 덜커덕 합격했다.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QT에서 살아돌아온 이원준은 일본무대에서 4년을 뛰었으나 우승하지 못했다.그리고 지난해 프로데뷔 13년 만에 메이저 대회인 KPGA선수권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서형석을 물리치고 첫 우승에 성공했다. 이원준은 마지막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렸으나 힘겹게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연장 첫 홀서 버디를 잡아 우승했다. 그리고 지난 달 제주도에서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with 타미우스CC에서 2승째를 거뒀다.이원준은 그 결과 늦깎이로 생애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원준이 만 35세 16일의 최고령으로 ‘까스텔바작 신인상(명출상)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참가한 대회 수(3개)가 시즌 대회 수(15개)의 1/3을 충족하지 못해 2020년부터 루키 자격을 갖게 됐기 때문이었다.이원준은 “골프 시작 이후 처음 차지하게 된 시즌 타이틀이었던 만큼 기쁘고 뿌듯했다”며 “우승도 이뤄냈지만 사실 올해 목표는 다승이었던 만큼 아쉬움도 조금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원준은 올해 우승 1회 포함 톱10에 3차례 드는 안정된 활약으로 제네시스 포인트 6위, 제네시스 상금순위 9위(2억 16,83만원)에 올랐다.이원준은 “퍼트가 생각만큼 따라주지 못했다. 골프에 만약은 없지만 퍼트가 잘 됐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시즌을 돌이켜보면 위기를 맞이했을 때 잘 극복했다. 어린 시절 미국과 호주 등에서 겪은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점차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찾아가고 있다. 사실 그 전에는 욕심만 앞세웠던 적이 많았다”며 “순간 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최근에는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을 타기 위해 뒤로 물러서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고 설명했다.이원준에게는 이제 갓 돌이 지난 딸 채은(1) 양이 큰 ‘축복’이다. 그는 “2019년 첫 우승 당시에는 아내의 뱃속에 있었지만 두번째 우승 때는 세상 밖에서 우승을 지켜봤다”며 “가장이 된 후 차분해졌다. 경기 중에 마인드 컨트롤도 잘 된다. 어느 순간부터 안정감 있게 플레이한다”고 밝혔다.이원준의 내년 목표는 다승이다. 또한 그린 적중률과 평균퍼트수를 좋게 만드는 것이다. 이번 시즌 이원준은 그린적중률은 70.5882%로 26위, 평균퍼트수는 홀당 1.7824개로 25위에 자리했다. 그는 “비 시즌동안 쇼트게임 능력 향상을 위해 힘을 쏟겠다”며 “30대 중반이지만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경주, 양용은 선수를 보면 이 나이 때에도 엄청난 실력을 발휘했다. 롱런 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ort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