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전화 통화로 영국 국경 재개방 합의

EU 집행위 “항공편, 열차 운행금지 중단해야”

영국의 코로나19 변종 확산 우려로 세계 각국이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도버항 인근에 대형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AP]
영국의 코로나19 변종 확산 우려로 세계 각국이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22일(현지시간) 영국 남부 도버항 인근에 대형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세계 50여개국이 영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를 우려해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인 경우에 한해 조건부로 국경을 재개방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인 BBC와 프랑스 공영 라디오 프랑스 앵포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영국을 상대로 국경을 걸어 잠근 프랑스가 국경을 다시 개방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날 오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서 이뤄졌다.

프랑스 외무부의 클레망 본 유럽담당 국무장관은 양국 정상이 합의한 조치들은 23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에서 코로나19의 변종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프랑스는 지난 21일 0시를 기해 48시간 동안 영국에서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도버항 등 영국의 각 항구는 물론 영불해협 해저의 유로터널을 통한 프랑스로의 입국도 모두 차단됐다. 이를 전후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북미, 아시아 지역의 일부 국가 등 50여개국이 영국발 입국 제한 조치에 동참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유럽 대륙 사이 주요 교역항인 도버항과 인근 켄트 지역에는 화물트럭 1500여대의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당장은 식료품 등의 부족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계속해서 영국과 유럽대륙 간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 1주일 뒤에는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국경을 다시 열되 자국민과 프랑스 영주권자, 화물트럭 운전사 등에 대해서만 입국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들은 프랑스 입국 전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

영국 정부는 국경 개방을 앞두고 군부대를 동원, 공항과 항만 등에 코로나19 검사소를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이날 코로나19 변종이 확산된 영국을 오가는 비필수 여행은 막아야 하지만, 필수적 이동 보장을 위해 항공편과 열차 운행 금지는 중단해야 한다고 27개 회원국에 권고했다.

EU 집행위는 영국을 오가는 비필수 여행은 예방 원칙에 따라 제한하되, EU와 영국 시민이 본국이나 거주지로 이동하는 경우와 의료 종사자의 이동 및 승객 환승은 가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항공편과 열차 등의 서비스는 재개돼야 하며, 화물 이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코로나19 백신이 제때 보급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지난 1월 EU를 탈퇴한 영국은 이달 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기간이 종료되며, 원칙상 현재 여전히 EU 회원국이므로 EU 회원국은 영국에서 오는 사람의 입국을 거부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