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세련, 李·朴 직권남용 공동정범 고발

“위법한 직무 집행, 정당행위로 볼 수 없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법무부가 ‘한동훈 검사장 감찰’ 명목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넘겨받은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이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유를 만드는 뒷조사에 사용됐다는 논란과 관련,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검찰에 고발됐다.

시민단체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14일 오전 이 지검장과 박 담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동정범으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이날 법세련은 고발장 제출 전 기자회견에서 “한 검사장과 윤 총장 부부 통화내역 제출 요구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가 통신비밀보호법 등에 위배된다며 거절하자, 이 지검장이 형사1부장에게 강압적으로 전달할 것을 지시하고 박 담당관도 ‘감찰 방해’라며 형사1부장에게 전달해 줄 것을 압박한 것은 명백히 권한을 남용하여 형사1부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한 검사장의 채널A 사건 수사 기록 복사를 요청했지만 형사1부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담당관은 수사 기록이 아닌 통화 내역에 대한 복사로 요구 사항을 변경했고, 이 지검장은 이 과정에서 형사1부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세련은 박 담당관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도 고발했다.

법세련은 “박 담당관이 한 검사장에 대한 징계목적으로 취득한 통화내역을 윤 총장 감찰에 사용한 것이 적접하려면, 판례에 따라 윤 총장이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검사장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내란·외환 등 중범죄를 저질러 이에 대한 징계절차에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하는데 어느 것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박 담당관의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제12조 제1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므로 박 담당관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 제19조는 ‘정보주체로부터 별도의 동의를 받거나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개인정보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개인정보를 제공받을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므로, 한 검사장 감찰 목적으로 받은 통화내역을 윤 총장 감찰을 위해 제3자인 위원들에게 제공한 것은 명백히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담당관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법령 및 업무로 인한 정당행위’라 주장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위법하게 직무를 집행한 것은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서 채널A 사건에 대해 수사 중에 있으므로 한 검사장과 윤 총장 부부 통화내역은 외부로 누설될 경우 수사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고,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받을 소지가 있어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외부에 누설돼서는 안 되는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한다”며 “이를 제3자인 징계위원에게 누설한 박 담당관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형사 고발한다”고 덧붙였다.

법세련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며 “이 지검장과 박 담당관이 한 검사장 감찰에 사용할 것처럼 형사1부를 속이고 수사 중인 자료를 받아내 이를 불법적인 윤 총장 징계에 사용한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엄중한 범죄이고, 통화내역 제출은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위반되는 명백한 불법행위임에도 강압적으로 지시를 하여 형사1부로 하여금 이를 받아내 공개한 것은 중범죄”라며 “뿐만 아니라 인권을 침해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이므로 검찰은 철저히 수사하여 이 지검장과 박 담당관을 엄벌에 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 1일 서울서부지검은 법세련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박 담당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