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공급 주요 원인 입주물량 줄어
전셋값 증가와 그에 따른 매맷값 증가도 불보듯
정부 공공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 균형 잡아야
주택시장에 매물이 사라졌다. 들어갈 살만한 매물은 어김없이 ‘신고가’로 거래된다. 7월말부터 시행된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 물량은 급감했고, 24번에 걸친 각종 부동산 규제로 거래 가능한 주택 수는 빠르게 줄었다. 내년엔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입주량이 올해의 절반으로 줄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화하고 매매값을 자극할 것이란 관측이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만5520가구다. 올해 입주물량(5만289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내후년에는 1만7000가구로 10년래 입주가 가장 적다.
입주물량은 전세시장의 주요 공급처 중 하나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내년 입주물량이 반토막 나 전세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면서 “전세 시장을 안정화시키려면 매매 시장에서 매물이 나와 자연스럽게 값이 떨어져야 하는데 규제로 묶어놨기 때문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면
전셋값이 오르면 매맷값 상승은 자연스레 이어진다. KB국민은행의 11월 월간주택동향에서 서울 아파트는 전월대비 1.54% 올랐다. 10월 0.74%로 떨어진 지 한 달 만에 1%대 상승을 보였다. 전셋값 상승폭이 1.36%(10월)에서 2.77%(11월)로 확대되면서 매맷값도 밀어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말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에서 2021년과 2022년 연평균 3만7000호의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간은 앞으로 2년 간 4만2000여가구 규모로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고 하는데, 정부가 밝힌 공급량은 그보다 3만여가구나 많다.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할까?
정부 통계엔 시장에서 연립주택이나 빌라로 분류돼 거래되는 소형 공동주택이나 나홀로 아파트 등도 모두 아파트 공급량에 포함시킨다. 법적으론 5층 이상(법적으로 빌라 및 연립주택은 5층 이하) 공동주택이어서 아파트지만, 시장에선 가구 규모나 단지 내 시설 등을 따져 사실상 빌라처럼 거래되는 주택이 많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나홀로 아파트나 빌라 등은 매매나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작다”며 “정부는 이런 주택 상품을 모두 포함해 통계를 작성하지만, 민간에선 이런 물량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 ‘유효 입주량’으로 보지 않고 계산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과 내후년 매매나 전세시장 전망에 실제 영향을 미칠 물량을 중심으로 입주량을 계산한 게 민간이고, 정부는 지어지는 소규모 공동주택 등도 모두 아파트로 따졌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정부가 시장에서 원하는 공급에 좀 더 집중해야 정책도 제대로 내놓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간에 대한 정비사업을 규제 완화를 과감하게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지만, 서울 안에서 정비사업을 배제한 상태에서 아파트 공급을 더 하긴 힘들다”면서 “순차적으로 관련 규제를 풀거나 3기 신도시 공급에 집중해 기간을 단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공공을 통한 공급은 주거부문 예산의 확대로 정책 추진 동력이 미약해지고 공공의 재정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재건축 거주 요건의 한시적 유예나 임대주택 공급확대를 위한 5년 내 신규주택 임대료 상한제 배제 등 공급 확대 시그널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 말했다.
성연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