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 “차에서 XX해주는 거에요” 당근마켓 이용자 A씨는 아주 불쾌한 경험을 했다. 당근마켓에 〈일자리 구해요〉 게시물에 들어갔더니 난데없이 유사성행위를 요구 받았다. 상대방은 키와 몸무게까지 물어보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A씨는 “황당하다. 너무 화가났다”며 당혹감을 토로했다.
# 또 다른 당근마켓 이용자 B씨도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당근마켓에 여성용 팬티 판매글을 올렸더니 한 구매자가 착용한 속옷을 판매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입고 XX흔적 묻은 거 살게요”라며 “입고 팔아주면 돈을 더 주겠다”고 비상식적인 거래를 요청했다. B씨는 변태 구매자 때문에 결국 당근마켓에서 탈퇴했다.
월 방문자 1000만명인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일부 막장 이용자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선금 200만원, 월 50만원에 저를 내놓습니다” 게시물로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비정상적 거래까지 요구하는 사례도 잇따른다. 사이트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당근마켓에서 이용자들은 거래를 위해 ‘당근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당근채팅을 통해 가격을 흥정하거나 거래 방법을 조율하기도 한다. 이 같은 당근채팅이 일부 악성 이용자에 의해 악용되고 있다.
실제 지역 맘카페 등에 제보된 사례에 따르면 버젓이 착용한 속옷 판매를 문의하거나, 불건전한 행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밖에도 “판매 제품을 들고 숙박 중인 호텔로 오라”거나 “사진을 찍는데 모델을 해달라” 또는 “가족에게 속이고 자신과 술한잔 하러 나오라”는 거래와 무관한 요구를 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이에 정상적인 거래를 하던 판매자들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근마켓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악성 피해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근마켓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9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월 550만명에서 약 6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중고거래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채팅창 내에 부적절한 메시지가 감지되면 주의 안내 및 경고 메시지가 자동으로 전송되고, 이용자가 즉시 신고할 수 있는 신고하기 기능을 운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된 이용자는 운영 정책에 따라 강제 로그아웃 및 영구 차단 조치가 가해진다. 이용 중지된 사용자는 같은 전화번호로는 재가입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사후적인 조치로 사전에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강정화 소비자연맹 회장은 “기술적으로 부적절한 채팅을 걸러내기 위한 개선도 필요하다"며 "아울러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이용자들이 악성 이용자를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등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