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에도 군사적 충돌 안돼…코로나19 대응이 대화 시작점 될 수 있어”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차기 행정부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제1차 세계대전과 맞먹는 대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처드 닉슨 행정부 시절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을 총괄했던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주최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정권하에서 훼손된 중국과의 소통 채널을 서둘러 복구해야 한다”며 “어떤 협력적 행동에 대한 기반이 없다면 세계는 제1차 세계대전에 맞먹는 재앙적 상황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닉슨 행정부 시절이던 1971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신분으로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해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미중 수교에 핵심역활을 했다. 그는 1973년 남베트남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조건으로 베트남전 휴전 협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중국을 여러 차례 오가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도 만나는 등 대화를 통한 미중 갈등 완화를 강조해왔다.

키신저 전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미중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코로나19 위협에서 현재까지 각국이 자체적으로 대응했지만, 장기적인 해결책은 세계적인 협력하에 나올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런 점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올해 홍콩 사태 등으로 양국 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다면서 “양측이 다른 어떤 갈등이 있더라도 군사적 충돌은 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국과 중국 각국 지도자를 대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인사가 만나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 키신저는 “양국이 이견이 있다”면서 “양측이 상대방의 민감성을 이해해야 하며 반드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완화하고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중 정책이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정책 의제를 지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바이든 행정부는 5세대(G) 기술, 중국의 남중국해 확장주의, 홍콩 사태 등 분야에서의 중국과 긴장 완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