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희 이사장, 국감 출석 의혹 인정
올해 숨진 택배기사 일부가 생전 제출했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들이 대리 작성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택배업계와 노동계에서는 택배기사들도 산재보험 전원 가입은 물론 일반 노동자와 같이 보험료도 업체나 대리점주가 100%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강순희 근로복지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은 “회계법인이 대필했고 (사망한 김원종씨)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필’ 의혹을 인정했다. 공단 국정감사에서는 또 다른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 ‘대필’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4월 숨진 한 택배기사가 일하던 CJ대한통운 파주제일대리점에서 일하는 41명의 택배기사 중 39명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 중 일부 글씨체가 유사한 신청서가 발견된 것이다.
택배기사를 비롯해 보험설계사, 방문판매원 등 14개 직종 특수고용노동자 27만4000여 명은 다른 일반 노동자와 동일하게 산재 보상을 받는다. 그러나 이들이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했다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산재보험료도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 이 탓에 제외 적용 신청서를 대리 작성하는 일이 발생했고, 산재보험 가입을 꺼려하는 대리점주들의 적용 제외 신청 강요나 반 협박이 공공연했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이야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준병(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입직한 특고 노동자 중 79.7%가 산재보험 적용 제외를 신청했다. 택배기사들 중 59.9%도 제외 신청을 했다.
때문에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 폐지에 대한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김세규 민주노총 택배연대 노조 교육선전국장은 2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고용노동부에서 추가 조사를 일단 지켜보려고 한다”며 “3~4년 전부터 반복된 지적인데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산재보험을 비롯해 4대 보험 의무가입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됐다고 본다”며 “노동자든 자영업자든 프리랜서든 노동 형태를 불문하고 땀 흘리는 모든 노동자들이 산재(보험) 의무가입을 적용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산재보험료 분담 비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 국장은 “자기가 언제 다칠지 예상하기 힘든데 당장 눈앞에 몇만원 생활이 어렵다 보면 보험료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산재 제도 자체가 불의의 사고가 생겼을 때 보호하기 위한 것이니 만큼 사용자 측에서 모두 다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