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연대협력 협의체’가 출범했다. 국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소재·부품을 공동 개발하고, 대기업이 개발 결과물을 구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부도 기술개발에 5년간 857억원을 지원한다.

소재·부품·장비의 공동 기술개발 과정에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수요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개발 로드맵이 공유돼야 공급기업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수요기업이 기술개발에 직접 참여해서 기술 수준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면 공급기업의 투자 리스크는 줄어든다. 신뢰성과 양산 가능성 평가도 수요기업의 생산라인을 활용할 경우 시장 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 기술개발 결과가 수요기업의 구매로 연결되면, 수요기업은 공급망을 다각화하면서 원가를 절감할 기회를 얻는다.

정부는 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산업전략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그간 정부는 대기업과 함께 출연한 재원으로 대출·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의 자금난을 완화하고, 공공 부문의 구매력을 활용해 기업의 일감을 확대하는 지원에 집중했었다. 앞으로는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첨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기업 간 연대·협력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블룸버그’는 글로벌 신차 판매대수 중 전기차 비중이 올해 2.7%에서 2025년 10%, 2040년 5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확산의 관건은 차량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신차 개발 시점에 맞춰 미리 배터리 사양을 결정하고, 개발에 돌입해야 하기 때문에 배터리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완성차와 배터리 업계가 적극적으로 연대·협력해야만 차세대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을 앞당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서비스 업계까지 가세할 경우 미래차와 배터리 시장의 전망은 더욱더 밝다. 통상 자동차 수명을 10년으로 볼 때, 배터리 수명은 10년 정도 더 길다. 차량 수명이 다한 후에도 배터리를 재사용하거나, 처음부터 리스업체가 배터리를 소유해서 배터리 가격을 빼고 전기차를 판매할 수 있다면, 소비자 부담은 낮아지고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의 판매도 늘어나 모두 윈윈이다. 정부도 다양한 사업모델이 개발되도록 규제특례를 통해 힘을 보태려 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끼리의 합종연횡이 활발하다. 미래차 개발을 위해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엔비디아, 구글 웨이모와 볼보 등이 손을 잡았다. 유럽도 배터리 연합에 이어 배터리·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원자재 연합을 지난달 말 출범시켰다. 우리도 치열한 미래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연대·협력을 통해 산업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연대와 협력은 우리 산업의 새로운 키워드이자 미래를 이끌 성장엔진인 것이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