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영화 ‘명량’의 폭풍이 한차례 휩쓸고 간 후,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대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비영리 사단법인 올재가 ‘올재 클래식스’ 12번째 시리즈(제 46~49권)로 ‘난중일기’와 ‘징비록’, ‘쇄미록’(전2권)을 새로 출간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징비록’과 ‘난중일기’는 각각 당대 조정과 전선의 중심에 있었던 영의정 유성룡과 충무공 이순신의 저술이나, ‘쇄미록’은 벼슬이 없었던 민간인의 전쟁기록이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쇄미록’은 임진왜란 당시 무관(無官)의 선비였던 오희문의 생생한 피란일기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번역본으로 원로 한학자인 이민수씨가 한글로 옮겼다. ‘난중일기’와 ‘징비록’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전시 민간인의 고초와 생활상이 꼼꼼히 기록됐다. ‘쇄미’(瑣尾)란 ‘시경’에서 취한 말로 “무엇보다 누구보다 초라한 것은 여기저기 객지를 떠도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저자인 오희문이 한양을 떠난 1591년(선조 24) 11월 27일부터 환도한 다음날인 1601년 2월 27일까지 만 9년 3개월간 임진·정유 양란을 피해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면서 지내던 일을 기록했다.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황과 의병의 활약상, 왜군의 잔학성 등이 생생하게 묘사됐으며, 피란 중 가족들과 헤어지고 군사징발과 군량 조달로 고난을 겪는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난중일기’는 시조 시인이자 사학자인 노산 이은상(1903~1982) 선생의 번역본이며, ‘징비록’은 구지현씨가 한글로 옮겼다. 고전을 통한 지식과 교양의 소개를 목적으로 출범한 비영리사단법인 올재는 매분기 4권씩 올재클래식스의 시리즈를 선보이며, 종당 5천권을 발행해, 4천권은 권당 2900원에 6개월간 한정 판매하고 나머지 1000권은 공공도서관과 소외지역에 기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