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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아 포포프가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 AIG여자오픈에서 차지했다. [사진=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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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언더독, 신데랠라 선수의 우승 후 순위 상승 톱5, 우승후는 대회 다음주 순위 및 상승 정도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남화영 기자] 예상 못했던 무명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우승하는 신데렐라 스토리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AIG여자오픈에서 탄생했다. 세계 여자 골프 랭킹 304위의 소피아 포포프(독일)는 비회원 자격으로 힘겹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포포프는 지난주 스코틀랜드 사우스에이셔의 로열트룬 올드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마지막날도 3타를 줄여 2타차 우승했다.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한 28세 포포프는 데뷔 첫해 코스에서 진드기로 옮는 라임병으로 고생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생활을 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시드를 잃었다. 이후 시메트라 투어(2부 투어)에서 자리잡은 그는 파운더스트리뷰트에서 2위를 하고 뒤늦게 스코틀랜드 대회장에 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재개된 첫 대회 LPGA 드라이브온챔피언십에서 포포프는 친구인 장타자 안 반 담(네덜란드)의 캐디를 했다. 하지만 2주전 지난달 상위 랭커들이 대거 빠진 마라톤클래식에서 비회원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고 공동 9위를 해서 가까스로 이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사본-히나코 우승 트로피
지난해 비회원으로 메이저 브리티시여자(AIG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시부노히나코.

지난 5년간 투어 생활로 번 상금은 10만8051달러에 불과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6배가 넘는 67만5천 달러(8억원)의 우승 상금을 한 번에 획득했다. 비회원으로 우승하면서 메이저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5년 투어 출전권 대신 1년의 출전권에 그치지만 더 이상 2부 투어를 전전하거나 투어 캐디를 모색하면서 생계 걱정을 하지는 않게 됐다. 롤렉스 세계여자골프 랭킹 304위였던 포포브는 이제 24위로 280계단을 점프했다. 이는 랭킹 시스템이 시작된 2006년 이후 최대폭의 상승이다. LPGA투어 기록에 따르면 2009년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안나 노르퀴스트(스웨덴)가 세계 랭킹 214위에서 우승한 것을 훌쩍 뛰어넘는다. 지난해 한나 그린(호주)가 역시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114위에서 84계단 오른 29위로 점프했다. 박세리는 2006년에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오늘날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110위에 그쳤던 박세리의 랭킹이 91계단 오른 19위로 치솟았다. 5번째이자 그의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기도 했다. 동일한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역사에서는 모 마틴(미국)이 2014년 로열버크데일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고 99위에서 73계단 오른 26위로 올라섰다.

2003 벤 커티스 조지스
2003년 디오픈의 우승자 벤 커티스.

한편 지난해 우승자인 시부노 히나코(일본)는 세계 랭킹은 46위로 높았으나 일본 여자투어에서 주로 활동하던 비회원으로 처음 해외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다. 비희원으로 우승한 건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40위이던 유소연, 2015년 US여자오픈에서의 20위로 출전한 전인지와 2014년의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효주 등이다. 남자들 중에서는 하위 랭킹에 있던 언더독 선수가 우승한 예가 더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무명 선수의 메이저 우승은 2003년 샌드위치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우승한 벤 커티스(미국)로 대회 전 396위에서 361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남녀 통틀어 최대폭의 순위 상승이다. 그해는 8월에 이어진 PGA챔피언십에서도 무명 선수에 가까웠던 션 미킬의 우승이 이슈였다. 당시 세계 랭킹 169위였던 미킬은 뉴욕 로체스터 오크힐에서 열린 제 85회 대회 마지막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한 두 번째 샷이 홀 옆에 붙어 버디를 잡았다. 채드 캠벨을 2타차로 제친 우승일 뿐만 아니라 164번째 출전한 PGA투어에서 거둔 생애 첫 우승이었다.

장타자 존 댈리(미국)는 1991년 PGA챔피언십에서 9번째 대기선수로 출전해 우승하면서 168위에서 114계단을 수직 상승했다. 이밖에 디오픈에서 언더독의 우승이 많았다. 1999년 랭킹 159위 폴 로리(스코틀랜드)는 카누스티에서 열린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111위던 베테랑 대런 클락(북아일랜드)은 2011년 디오픈에서 우승하면서 111위에서 81계단을 뛰어 30위가 됐다. 토드 해밀턴(미국)은 2004년 디오픈에서 56에서 우승해 16위로 40계단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