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 최대 민영 신문사 ‘베도모스티’를 인수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도모스티가 이들의 손에 넘어가면 푸틴 대통령의 언론 통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5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국내 언론사의 외국인 지분을 20%로 제한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라 현재 베도모스티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3대 외국인 주주들의 지분 처분이 불가피해졌다.
베도모스티는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핀란드 미디업그룹 사노마 등이 합작해 지난 1999년 창간한 러시아 최대 민영 신문사다. 발행부수는 7만5000부로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러시아 엘리트 집단에 영향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WSJ과 FT는 이 신문의 지분을 33%씩 갖고 있어, 이를 오는 2016년 연말까지 지분 상한선에 맞춰 처분해야 한다. 사노마는 이미 지분을 매도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세 명의 관계자들은 블룸버그에 “푸틴 대통령에 충성하는 집단이 베도모스티를 사들일 것”이라면서 베도모스티가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의 계열사인 ‘가즈프롬 미디어’나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유리 코발축’ 로시야은행 이사회 의장의 손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베도모스티는 서방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푸틴 정부의 보복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베도모스티 편집장 인타티아나 리소바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크렘린은 베도모스티의 주주들을 외국 정부로 보고 있는 것”이라면서 “WSJ는 미국, FT는 영국과 동일시하면서 마음대로 부를 수 있는 러시아인 소유주를 앉히려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번 법안에 언론을 장악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정부에 비판적이던 민영 방송국 NTV를 국영화하고 이듬해엔 TV-6 방송을 폐쇄시켰다. 2008년에는 푸틴 대통령의 재혼설을 처음 보도했던 신생 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코레스폰덴트가 휴간 처분을 받았다. 최근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자 언론사에 대한 대대적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베도모스티는 정부에 비판적 논조의 사설을 자주 실었던 만큼 외국인 지분 제한 조치로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베도모스티의 지분을 누가 매입하게 될지는 우리도 모른다”면서 “‘시장 과정’(market process)이 결정할 일”이라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