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일본 홋카이도 인근 러시아 군용기의 출몰로 인한 항공자위대의 긴급출격이 이전보다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가 경제난 타개를 위해 일본에 홋카이도와 사할린을 잇는 가스관 건설까지 제안한 상황인데도 군용기를 국경 인근에 접근시켜 긴장케 만들면서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양면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관계자들 역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일본 방위성 자료를 인용, 지난달까지 6개월 간 러시아 폭격기와 정찰기의 출현으로 인해 일본 자위대 전투기의 출격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동안 긴급출격 횟수는 533회로 전년동기 308회보다 125차례 더 많았다. 이는 지난 25년 간을 통틀어 최다출격이다. 최근 6개월 간 러시아 항공기와 조우한 것도 136회에서 324회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자위대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에 “항공기 활동이 증가한 이유는 모르겠다”며 “해답은 러시아에 있다”고 응답했다.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은 일본과 러시아가 영토분쟁을 벌이는 곳이다. 일본은 북방영토라 부르고 러시아는 남쿠릴 열도라고 부르는데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일본 방문 당시 북방영토 협상의 ‘재출발’을 선언하며 영토분쟁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올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력을 겪었고 여기에 일본이 동참하자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일본이 (러시아 제재에) 동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 일본은 북방영토 협상도 중단하겠다는 것이냐”며 일본의 ‘배신’을 강력히 비난했다.

일본은 분쟁지역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다. 북방영토 사수임무 외에도 중국과 남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분쟁 역시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위대는 상륙작전 수행능력을 강화한 군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군 재배치도 이뤄지고 있다. 육상자위대는 전차 수를 700대에서 300대로 줄이고 곡사포 역시 수를 줄이기로 했다.

아사히카와에 위치한 육상자위대 2사단은 상륙강습차량, 수송기, 신형 장갑차 등을 남중국해 대응을 위해 남서부로 배치하고 구식 장비를 운용해야 한다.

이는 자연스레 북방군의 전력감소로 이어져 안보불안을 낳는다. 지난 6개월 간 홋카이도 북부 영공 전투기의 긴급출격이 전년도 110회에서 189회로 증가한 것은 비단 러시아 군용기의 잦은 출몰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러시아 국경에서 200마일 떨어진 치토세 공군기지에는 F-15전투기 2개 편대 40기가 배치돼있다. 애프터버너를 점화해 마하 2.5의 속도로 날면 러시아 국경까지는 1분 내로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