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약상품, 부채 듀레이션 길어…실적 안정성 확보

ABL생명 동양생명 등도 잠재매물 거론…PEF 관심 지속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올 들어 푸르덴셜생명, 더케이손해보험, 효성캐피탈, KDB생명 등 보험사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특히 인수전 때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주요 원매자로 등장하고 있다. 보험은 비교적 계약기간이 긴 상품이 많아 자산에 비해 부채 듀레이션이 길어 실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적용에 따른 자본확충 문제 등으로 보험시장 M&A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푸르덴셜생명, 더케이손해보험, KDB생명 매각이 성사된데 이어 ABL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또 2금융권인 효성캐피탈도 새주인 찾기가 한창이다.

국내 보험시장이 성장 한계에 직면해 딜 성사에 대해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사세 확장을 노리는 금융지주사는 물론 펀드 조성으로 실탄을 장전한 국내 PEF 운용사들도 대거 인수전에 뛰어들며 딜마다 흥행이 이뤄지고 있다.

MG손해보험을 보유한 중견 PEF 운용사 JC파트너스는 지난 4월 KDB생명을 인수했다. 같은 달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가 사들였는데, 본입찰에 국내 대형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가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 효성캐피탈 예비입찰에는 PEF 운용사 뱅커스트릿, 키스톤PE, WWG 등 국내 PEF 운용사들이 대거 출사표를 냈다.

상품 기간이 길다는 보험업의 특성이 PEF 운용사들의 투자를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은 장기 계약 상품이 많다보니 금융업 중 자산에 비해 부채 듀레이션이 긴 편이기 때문이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매출 안정성이 높고 경기 등에 크게 민감하지 않아 저성장률에도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도 PEF 운용사의 보험사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 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는 미국 생보사 글로벌애틀랜틱파이낸셜그룹을 44억달러(약 5조25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 8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KKR의 경우 글로벌애틀랜틱의 보유 자금을 대신 운용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노린 점도 있다. 글로벌애틀랜틱은 보유 자산만 83조7000억원에 이른다.

해외는 PEF 운용사가 보험사를 인수할 경우 PEF 운용사가 인수한 회사의 자산을 운용해주는 일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대주주가 인수한 회사의 자산을 더 불리는 활동으로 여긴다. 우리나라도 법적으론 문제되지 않지만 이행상충 등의 우려로 자주 발생하는 일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BL생명보험, 동양생명보험 등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당분간은 보험사 딜에 PEF 운용사들이 주요 플레이어가 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다만 투자에 앞서 보험사의 재무상태를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와 손보사를 나눠서 분석하는 것은 물론 2023년 IFRS17 적용 후 자본 상태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 후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국내 보험사를 보면 순자산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는 우려가 높은 곳도 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