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 신영수 기업법무·금융부문장 인터뷰
“내부통제·대주주적격 유지심사 등 부담 산적”
“편리함과 정보보호 사이 줄타기…리스크 판단 중요”
“국경 없는 서비스, 국가별 규제 차이 대비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생각지 못했던 규모의 비용이다'. 금융업 진출을 준비하는 IT기업 대다수는 이같은 반응을 보입니다. 금융당국의 소비자보호 강화,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으로 더 타이트해질 규제에 대비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업법무·금융(C&F) 부문장을 맡고 있는 신영수(사진)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대주주적격심사를 통과해야 하고, 이후 6개월마다 적격 유지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 뒤에도 금융당국의 재무건전성 및 소비자보호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원씩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는 게 신 변호사의 진단이다.
신 변호사는 금융업권 주요 M&A와 사업에 자문하며 입지를 굳혀온 전문가다. 최근 롯데그룹의 롯데손해보험 매각이나, 거래 규모가 2조3000억원에 달해 올해 최대 딜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보험 매각 등 굵직한 딜 자문도 그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최근 흐름은 IT기업과 금융사 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금융사는 새로운 상품 기획과 판매 플랫폼 혁신을 위해 기술력이 필요한 상황이고, 이미 기술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IT스타트업 및 대기업들은 금융 영역에 진출해 이익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한다. 문제는 금융업 진출에 수반되는 각종 규제 부담과 이를 위한 투자 소요를 많은 IT기업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 변호사는 "상품 하나 판매하는 데에도 내부통제 시스템부터 판매 메뉴얼까지 다양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M&A를 통해 금융업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대주주의 미비 사항이 새로운 대주주의 일부 영업정지, 사업진출 제한 등으로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철저한 실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으로는, 기술혁신을 통한 편리함과 보안역량 강화에 따르는 불편함 사이 어느 지점에서 균형을 잡을지 결단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신 변호사는 강조했다. 기술력이 필요해서, 혹은 기술력에 자신 있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서비스의 편리함을 스스로 깎아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IT기업들은 기존에 금융업을 해왔던 기업들과 비교해 보안 시스템이나 관련 규제에 대해 덜 민감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렇다고 모든 걸 완벽히 대응해놓고 시작하기로 한다면 신사업으로서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에, 리스크를 얼마나 안고 갈 것인가에 대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IT기업들이 새로 내놓는 금융 서비스는 국경의 제한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가별 규제 현황을 면밀히 파악해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전했다. 예컨대 서버를 어디에 둘 것인지,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대응에 있어 소비자 국적과 판매처 국적 중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지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