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틈새 특화한 캐롯손보 이어
네이버·카카오도 속속 진출 채비
밀레니얼 세대 넘어 중장년 공략
타인 차 운전때 단 몇시간만 가입
특정 질병 단기보장 보험료 저렴
빅데이터 분석 건강 식단까지 관리
금융권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보험에도 비대면·디지털 바람이 거세다. 네이버, 카카오 등 거대 IT기업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기존 보험사들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늘릴지, 아예 디지털보험 자회사를 설립해야 할지 등 고민이 많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갑다. 설계사를 대면해야 하는 부담이 줄고,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보험료나 보장을 입맛따라 구성하면 만족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코로나19까지 기름을 부으면서 앞으로 비대면·디지털보험으로의 전환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카카오, 네이버 등 보험시장 진격…‘메기효과’ 기대=보험사와 스타트업체의 협업 선에 머물렀던 디지털보험시장에 대형 IT플랫폼사들이 뛰어들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캐롯손보와 하나손보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세운 디지털종합보험사가 곧 출범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모바일메신저인 카카오톡과의 연계가 가장 큰 무기다. 매일 사용하는 카카오톡으로 보험 광고부터 상담, 가입, 결제, 청구까지 한번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설계사들이 보험 영업에 카카오톡을 활용하고 있는데, 어플 보유자인 카카오가 시장 진출시엔 파급력이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국내 1위 포탈인 네이버도 디지털보험 진출을 검토중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쌓아온 결제와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막강한 페이 포인트를 이용할 경우 엄청난 집객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와 강력하게 연계돼 있는 네이버의 위력이 카카오를 능가할 수도 있다”면서 “강력한 쇼핑 플랫폼을 기반으로 합리적 소비를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 뿐 아니라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층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의 디지털화가 거스를 수 밖에 없는 대세가 된 가운데 진입 장벽을 낮춰주기 위한 입법 노력도 나오고 있다. 21대 국회가 열린 지난 10일 유동수(더민주) 의원은 소액단기보험 전문회사 설립을 위해 자본금 요건을 완화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됐다. 실생활 밀착형 소액·간단보험 만을 취급하려는 사업자에게 자본금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법까지 통과되면 디지털보험 시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다양해진 비대면 보험 상품=기존 보험사들의 디지털화를 향한 노력도 만만치 않다. 단기 미니보험 뿐 아니라 다양한 테마를 적용한 보험상품 개발을 속속 시도하고 있다. 유방암, 위암 등 특정 질병 및 급부 만을 단기 보장해 보험료를 낮추거나, 여행자금 마련 저축성보험 등 목적에 따라 보험 상품을 다양화하는 노력들이다.
사업비 절감으로 높은 연금수령액을 돌려주는 연금보험, 미세먼지 테마 보험, 온라인 전용 치매보험, 월 9900원으로 보험료를 맞추고 나이와 성별에 따라 보험금을 역산출하는 보험 등 다양한 수요를 겨냥해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비대면·디지털로 가입하는 온라인 보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오히려 대면보험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만족도를 평가할 수 있는 계약유지율을 보면 온라인 채널 계약유지율은 13회차 90%, 25회차 85%로 생명보험사 계약유지율인 81.2%와 68.6%보다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2015년 76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74억원으로 4년만에 130.5%가 급증했다. 다만 전체 보험에서 온라인보험의 보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보 0.25%, 손보 5.2%로 여전히 미미하다.
▶코로나19, 헬스케어보험 기폭제=코로나19로 비대면이 사회·경제적 트렌드로 자리 잡고 개인위생과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비대면 헬스케어 서비스가 보험 시장의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롯데멤버스는 비대면 건강관리 방법을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78.1%가 홈 트레이닝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집에서 운동하는 이유는 ‘원하는 시간에 가능(54%)’,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됨(36.9%)’, ‘바이러스 때문에 외부 활동 기피(32.8%)’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엔 이같은 추세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디지털기기나 모바일앱 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해 기존보다 훨씬 정교하고 맞춤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규제 완화로 10만원 이하의 건강관리기기 제공도 가능해졌다.
관련 보험서비스가 이미 제공되고 있고 계속 진화중이다. 한화생명의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 앱 ‘헬로(HELLO)’는 10년치 건강검진정보 분석 및 건강 수준을 나이로 환산한 ‘생체나이’를 분석하고 식단을 관리해준다. 교보생명은 모바일 헬스케어 ‘건강코칭서비스’로 일대일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악사손보 등은 목표 걸음수에 도달하면 포인트를 주거나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디지털헬스케어 보험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면서 “고객 데이터 활용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되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고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