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닮은꼴 부동산담보신탁
1분기만 10조 ‘역대 최대폭’ 증가
금감원 ‘주요 위험요인’ 예의주시
부동산 담보신탁 수탁고가 1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증가해 2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그림자금융 증가에 금융당국도 건전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융권의 신탁 수탁고는 985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968조6000억원) 대비 17조1000억원(1.8%)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상반기 중으로 신탁시장은 10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
은행권은 488조8000억원으로 전 분기(480조4000억원) 대비 1.7% 늘었다. 부동산신탁회사도 같은 기간 230조6000억원에서 242조원으로 4.9% 늘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증권사는 전 분기(237조2000억원) 대비 0.3% 줄어든 236조4000억원에 그쳐 부동산신탁회사에 역전당했고, 보험사도 한 분기 동안 9.3%(20조4000억원→18조5000억원)나 줄었다.
신탁재산은 재산유형별로 크게 금전신탁(불특정금전·특정금전신탁)과 재산신탁(금전채권·유가증권·부동산신탁)으로 구분된다. 부동산신탁이 29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85조8000억원)에 비해 13조4000억원(4.7%)나 늘어 가장 증가폭이 컸다.
특히 부동산담보신탁은 193조5000억원에서 204조원으로 10조원 이상 늘었다. 역대 최대폭 증가다. 부동산담보신탁은 부동산 소유권을 신탁회사에 넘기고 수익증권서를 받아 금융사에 주면 대출이 실행된다. 소유권 변동이 없는 주택담보대출과 방식은 다르지만 실질은 같다. 소유권이 이전된다는 부담은 있지만, 다른 채권자의 가압류에서 자유롭고, 소액임차보증금 공제(방 공제)가 없는데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느슨해 대출 가능액이 많다.
주로 가계보다는 개인사업자나 법인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기가 나빠져 자금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많이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기 전이어서 증가 이유를 단정짓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금감원은 부동산담보신탁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건전성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낸 ‘자본시장 위험 분석보고서’에서 지난해 9월말 기준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281조2000억원으로 1년9개월 사이 21.9%나 증가했다며 자본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은행을 통한 전통적인 부동산 금융거래가 아니라 비교적 규제가 느슨한 증권사·신탁·펀드 등을 통한 거래를 말한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할 경우 느슨한 규제를 받는 이곳의 자금이 부실화할 위험이 있다.
이에 금감원은 부동산 그림자금융 규모와 추세를 분석해 건전성 규제를 보완하는 등 금융투자업자에 대한 감독업무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