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 연평균 10.4개 불과 법인세·수도권 규제 완화 필요
취임 3주년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유턴기업’ 정책에 대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임을 시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턴기업 유치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선결조건이 빠졌다 지적한다. 주 52시간제 등 노동유연성과 규제개혁, 법인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결여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정부의 유턴기업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2013년 말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돌아오도록 하겠다며 각종 지원책을 내걸고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동안 국내로 돌아온 기업 수는 연평균 10.4개에 불과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 유턴과 관련해 각종 세제 혜택, 주 52시간 근무제 등에 대한 규제 완화가 입법으로 뒷받침돼야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은 자국 유턴기업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최근 자국 복귀를 원하는 부품·소재 분야 대기업에 생산 공장 이전 비용의 절반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유턴 지원책을 내놨다.
미국 정부도 법인세율을 대폭 낮추고 고용 규제를 완화해 기업의 국내 복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GE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포드, 애플 등 주요 제조업 기업이 공장을 이전했다. 독일도 해외에 나갔던 기업을 불러들여 제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스마트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법인세와 노동유연성, 규제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5%, 지방세를 포함하면 최고 27.5%에 달한다. 주요국들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다. 미국은 2017년 38.9%에 달하던 지방세 포함 법인세율을 지난해 25.9%로 낮췄다. 연방정부 법인세는 21% 수준이다. 영국도 2010년 28%였지만 현재는 19%수준이다.
여기에 해외 공장을 일부 축소한 뒤 지역이 아닌 수도권으로 유턴하면 법인세 전액 감면 기간이 5년에서 3년으로 줄어드는 등 수도권 유턴 ‘차별’도 여전하다.
일본은 과거에 수도권 규제 완화와 노동 유연성 제고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대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유도한 적이 있다. 2015년에 도요타, 2017년에 닛산이 연간 10만 대의 자동차 생산 라인을 북미에서 일본으로 가져왔고 혼다, 캐논 등 대기업도 잇달아 돌아왔다.
유턴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매출액 기준 상위 1000개 해외 진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이들 중 일부만 국내 생산으로 전환돼도 자동차 4만3000개, 전기전자 3만2000개 등 총 13만 개의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강력한 유턴기업 정책으로 연평균 482개의 유턴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아울러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7년 미국 유턴기업이 새롭게 창출한 일자리는 미국내 제조업 신규고용의 약55%인 8만1886개에 달했다.
권혁민 전경련 산업전략팀장은 “기업들이 해외에서 한국으로 유턴할 때 중요한 것은 입지와 세제효과”라며 “현재 해외에서 한국에 돌아오더라도 사업이 유리한 곳으로 가야되는 데 현재는 지방 산업단지로의 이전을 원하고 있어 이 부분이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들에게 세제 감면 혜택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현재 지원 요건들이 엄격하다”라며 “법인세 등 세제부분의 완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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