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요 일상화·만성적 공급과잉
2019년 수준 수요 회복 어려워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 석유시장은 ‘저수요’가 일상화되면서 뉴노멀(New Norma·새로운 표준)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석유기업 쉘(Shell)의 최고경영자 벤 반 뷰어든 등 주요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석유 수요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며, 수요 표준이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티(Citi)그룹의 애널리스트들은 항공유의 경우 향후 3년간 2019년의 수요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항공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앞으로 항공업체는 연료 효율이 좋은 항공기의 사용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영구적인 일상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기업들은 해외출장을 화상회의로 대신하고, 자동차 출퇴근 대신 재택근무 체제로 전환했지만 업무 생산성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줬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 시스템에 한정된 문제여서 위기 이전으로 회복이 가능했지만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는 금융과 실물 경제에 모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점으로 지목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4월 월간 기준 석유 수요는 약 3500백만 배럴(b/d) 감소했는데 아주 낙관적으로 가정해 연간 석유 수요가 약 5%인 500만 배럴 감소해도 전 세계의 만성적인 공급 과잉을 유발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유 정제공장이나 석유생산 유전시설, 이를 운송하는 유조선 등은 여전히 과거 수요 수준에 맞춰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잉여 생산능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요 회복으로 산유국이 생산량을 늘려가면 그동안 석유수급에 맞춰 석유생산량을 조절해왔던 사우디아리바아도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중반 유가가 10달러 이하로 하락한 후 30달러 전후로 회복되기까지 20년 걸렸는데 이번의 유가 회복은 고착화된 석유 수요 감소와 잉여 생산능력으로 인해 그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