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에 대한 국정원 사찰 정보 확인”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국가정보원이 세월호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7일 사참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소 2인 이상의 국정원 직원이 세월호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국정원 내부망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직원은 ‘김영오 단식 40여일 이후인 2014년 8월 23일부터 ‘금속노조’ ‘이혼 뒤 외면’ ‘아빠의 자격’ 등 개인신상 내용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언론에 다뤄지기 시작함’이라고 보고했다.
‘인터넷 댓글과 커뮤니티 사이트 일베 등에 ‘막말’ ‘인권침해’ 내용이 쏟아졌고, 보수단체들의 ‘폭식투쟁’과 ‘반대집회가 이어졌음’이라는 내용도 국정원 직원의 보고에 포함됐다. 이 같은 내용은 또 다른 국정원 직원에 의해 ‘보수권, 세월호 정국 주동 김영오 실체 집중 폭로계획’ ‘보수권, 세월호 정국 주동 김영오의 극단 선택 대비 필요성 제기’ 등의 보고서로 작성돼 내부 보고됐다.
사참위는 이 같은 사실을 국정원 작성 보고서, 국정원 직원 진술조사, 당시 증거로 보전됐던 동부병원 폐쇄회로(CC)TV 영상자료와 다수 근거자료를 조사, 확인했다.
이에 대해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목숨 건 단식을 하던 김씨는 당시 방한한 교황을 만나는 등 전 세계의 관심을 끈 인물이었다”며 “김씨로 인해 세월호 이슈가 장기화되고 정권에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국정원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반대여론을 형성하고 이슈·정국 전환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 세월호 유가족과 민간인들에 대한 정보 수집·사찰을 진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등에 보고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씨 외에도 다른 유가족도 사찰했다. 지난해 7월 18일 국정원으로부터 세월호 참사 관련 동향 보고서 215건을 입수·조사한 결과, 48건의 보고서가 유가족 사찰과 관련된 것이라고 사참위는 밝혔다.
일일 동향 보고서는 유가족의 당시 행동과 분위기가 구체적으로 서술됐다. 국정원 직원은 사참위 조사에서 “당시 현장에서 7, 8개(명)의 ‘협조자 또는 채널’을 통해 정보를 입수했다”고 진술했다. 국정원이 유가족 관련 사생활을 포함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보고했다고 사참위는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