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과천시 ‘운영 중단’ 공문 발송
서울랜드 등 문열어 논란 불러
어린이대공원 휴장 ‘형평성’ 시끌
일부선 서울시 ‘윗선’눈치보기 비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100일 간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원·위락시설인 서울대공원이 중단 없이 계속 운영해 온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중 서울대공원 소재지인 과천시가 대공원 측에 전면 폐쇄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대공원은 이를 무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과천시에 따르면 과천시보건소는 지난 9일 서울대공원에 시설 폐쇄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벚꽃이 개화하는 이 즈음에 벚꽃 명소로 유명한 서울대공원 산책로 등 일대에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을 독려하는 취지에서다. 과천시 관계자는 “벚꽃으로 유명해 사람들 많이 오는 곳이라서 통제를 위해 공문을 보냈다”고 했다. 과천시는 대공원과 닿아있는 나들길과 야구장 진입로 등에 대해 지난 11~12일, 18~19일 주말에 진출입을 차단했지만, 대공원 안으로 들어가는 상춘객들까지 막지는 못했다.
서울대공원이 과천 시의 폐쇄 협조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의 행정소재지는 과천시지만, 공원 앞 도로 주차장까지 모두 서울시 재산으로 과천시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한다. 서울대공원은 서울시 지침을 철저하게 따랐다는 설명이다.
송천헌 서울대공원 원장은 “서울시 지침은 야외공원 같은 경우 실내 전시장은 폐쇄하되, 야외 공간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개방 유지하라는 것이었다”며 “이런 지침에 따라 실내 동물원 전시장, 캠핑장, 치유숲은 전부 폐쇄했고, 호숫가 주변 산책로는 공간이 넓으니 개방했다”고 말했다. 송 원장은 또 “서울대공원을 모두 폐쇄하면 서울랜드나 다른 위탁기업들도 같이 휴업을 해야했다. 열었어도 관람객들도 별로 없고, 위탁 중소기업들의 매출도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서울대공원 내 동물원 입장객은 올 3월에 6만8424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월(11만7761명)의 58% 수준에 그쳤다.
서울대공원은 운영은 계속 하되, 관람 시 한 방향 걷기, 동물원 입구에 열감지기와 손소독제 비치, 15분마다 방역지침 안내 방송, 관람 간격 유지 유도 등의 예방 활동을 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코로나 방역의 고무줄 잣대 의혹은 가시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야외 공원 형태인 광진구 소재 서울어린이대공원은 2월29일부터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에 있는 어린이대공원은 휴장을, 서울시가 아닌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서울대공원은 휴장하지 않은 것이다. 야외 집회, 교회 예배 등에 대해선 집회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고, 각종 문화체육시설에 대해선 임시 중단을 결정한 서울시가 서울대공원 내 동물원·서울랜드만 지속 운영한 것은 박원순 시장의 ‘과잉대응’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대공원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터져나왔다. 청소·매표 담당 등 공무직들을 중심으로 대공원 노조들은 지난달 초순께 시에 대공원 전면 폐쇄를 요청했다. 과천시에는 신천지 본부격인 총회 본부가 위치해 있고, 사태 초기 서초구 거주자가 과천 신천지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감염된데다 대공원 옆 문원동에서도 확진자가 2명이 나와 감염 우려가 고조되던 때였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개방 유지 지침을 거두지 않은 배경으로 총선을 앞두고 ‘윗 선’의 눈치보기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공원 한 관계자는 “시 협의 과정에서 행정2부시장이 ‘상징적인 서울대공원마저 폐쇄하면 시민들이 너무 불안해하지 않겠냐’고 했다. 총선 전에 여당에 부담이 될까 그런것 아니겠냐”고 했다. 현 행정2부시장은 한 때 국회의원 공천 대상자 물망에 올랐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지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