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동주택 공시가안 발표
아크로리버 84㎡ 보유세 47% ↑
증여·세부담 세입자 전가 우려도
강남 3구를 필두로 한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등세에 서울 지역 평균 공시가격 인상률이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9억원 이상인 고가 아파트의 시세와 공시가격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최근 정부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경제상황 악화 등과 맞물려 다주택자들에게는 처분 압박이 한층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1주택자의 경우도 보유세가 급격히 상승하고, 매도 대신 증여가 늘거나 세부담이 전·월세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관련기사 10면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8일까지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대한 소유자 열람 및 의견청취가 이뤄진다. 국토부는 전날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공동주택 1383만가구의 공시가격을 공개했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를 매기는 기준이 된다.
올해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평균 5.99% 올랐다. 서울의 평균 인상률은 14.75%로 지난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이 특히 많이 오른 건 정부가 공시가격 인상의 타깃으로 삼은 고가주택이 많기 때문이다.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고가 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가격 상승폭이 컸고, 그동안 공시제도가 미흡하게 운용돼 저가 주택의 현실화율이 고가 주택보다 오히려 높아 이를 바로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 목표는 시세 9억∼15억원이 70%, 15억∼30억원이 75%, 30억원 이상이 80%다.
고가주택이 몰린 강남·서초·송파구의 평균 상승률은 각각 25.57%, 22.57%, 18.45%에 달했다. 전국 시·군·구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가주택 중심으로 공시가격을 올리면서 9억원 이상 주택(66만3000가구·4.8%)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21.15%에 달했다.
보유세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한 채를 보유한 집주인은 지난해보다 47% 늘어난 1653만원을 보유세로 내야 한다.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급증한 보유세가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정부의 대출 규제와 자금출처 증빙 등으로 거래가 주춤한 상황이었다. 올해 집값이 내리더라도 낙폭이 크지 않다면 내년 보유세 부담은 올해보다 커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일부 다주택자나 소득이 일정치 않은 집주인을 중심으로 올해 보유세 기준일(6월 1일) 이전에 매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정부가 올해 6월 말까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을 판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하기로 한 데 따라 이에 해당하는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주택시장은 활황기보다 위축기에 보유세 증가에 따른 세 부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처분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거나,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자·은퇴자를 중심으로 매도나 증여 등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