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집콕 등 우울감에

기분전환용 립스틱 온라인몰서 구매

랄라블라·롭스 등 매출 최대 2배

마스크 안묻는 ‘메이크업 픽서’도 인기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뷰티 부문 첫 번째 컬렉션인 ‘루즈 에르메스’를 다음달 4일 공식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에르메스 뷰티 ‘루즈 에르메스’. [연합]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뷰티 부문 첫 번째 컬렉션인 ‘루즈 에르메스’를 다음달 4일 공식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에르메스 뷰티 ‘루즈 에르메스’. [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두 달 가량 한반도를 짓누르면서 우리의 일상도 많이 바뀌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며 외출을 하지 않는 ‘집콕(Stay at Home)’이 늘고, 어쩌다 밖에 나가더라도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리는 마스크를 쓰고 나간다. 회사에서도 직원들이 모여있는 시간을 줄이려고 시차 출퇴근제나 재택근무를 시킨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화사한 색감의 봄 신상 옷이나 여기에 어울리는 신발, 가방 등 외출용품들의 인기가 예년만큼 못하다. 여행이나 레저, 스포츠용품 역시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봄 상품의 명맥을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게 있다. 바로 립스틱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스크 사용의 일상화에도 불구하고 립스틱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H&B(뷰티앤헬스) 스토어 ‘랄라블라’의 매출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후 최근까지(2월 1일~3월 10일) 분석한 결과, 립스틱·틴트 등 립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증가했다. 얼굴을 반쯤 가리는 마스크를 써 입술 색깔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데도 봄 맞이 립스틱을 구매한 여성들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위력도 봄을 타는 여성들의 춘심(春心)까지 위협하지는 못한 셈이다.

립스틱은 같은 색깔이라도 피부색에 따라 발색이 달라진다. 이에 손등에라도 테스트를 하지 않고 사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크다. 그래서 립스틱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여타 제품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요즘은 코로나19 전염에 대한 공포 때문에 피부 테스트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립 제품의 온라인 매출이 급증했다. 랄라블라에 따르면, 립 제품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3%나 늘었다. 같은 기간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2.5%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신장률이 7배 이상 높다.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H&B 스토어 ‘롭스’에서도 매장 매출은 10.9%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은 2배 이상(104.3%) 증가했다.

여성들이 마스크로 가려져 보이지도 않는 립스틱에 돈을 쓰는 이유를 ‘코로나 블루(Corona Blue)’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을 상징하는 블루(Blue)의 합성어로, 코로나 확산에 따른 사회 활동의 축소와 실내 생활의 지속 등으로 야기되는 우울감을 뜻한다. 여성들이 따뜻한 봄이 왔는데도 바깥 활동을 할 수 없는 우울함을 화사한 색의 립스틱 구매로 해소하면서 외출용품 중 유일하게 립스틱 매출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립스틱을 바르면 경우에 따라 마스크에 묻을 수 있어 사실 불편하다. 이에 마스크에 화장품 색조가 묻는 것을 방지하는 메이크업 픽서(Makeup Fixer) 제품도 덩달아 인기가 많아졌다. 같은 기간 랄라블라의 메이크업 픽서 매출은 17.2% 늘었다. 특히 온라인에서 75.8% 늘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따뜻한 봄이 왔는데도 외출을 하기가 어려워 봄을 느끼기가 사실 어렵다”며 “립 제품으로라도 봄 기분을 내고 싶은 고객들이 늘면서 관련 매출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