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DLS 손실구간 진입해

유럽 연계 ELS도 손실 위기

추가하락 가능성도 높아져

반등 없으면 손실 확정될수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은행에서 판매된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투자상품의 원금 손실이 현실화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과 산유국 치킨 게임 등으로 인해 주요국 증시와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다. 은행에서 판매된 원유 파생결합펀드(DLF)와 파생결합신탁(DLT)은 이미 원금손실 발생구간(녹인 배리어)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에서 판매된 유가 연계 DLS는 약 2조원 규모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펀드와 신탁 상품으로 판매된 규모는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기준으로 국내에서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된 원유 DLS 관련 상품의 잔액은 1조원 규모다. 은행권 잔액은 1000억원 대로 추정된다. 현재 신한은행의 원유 DLF와 DLT 잔액은 각각 386억원, 221억원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DLT 잔액이 250억원이 남았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원유 DLS 관련 상품의 잔액이 없는 상태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은행에서 판매된 원유 DLS 상품이 일부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판매 시점보다 50% 이상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판매된 원유DLS상품은 대부분 판매 당시 유가 가격의 약 50%~60%를 ‘녹인 베리어’로 설계했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2018년 8월에서 10월 사이 원유 DLF와 DLT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60달러 후반에서 80달러까지 치솟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5%(1.48달러) 하락한 31.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는 물론 은행에서 판매된 원유DLS 상품이 일부 손실 구간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원유 상품은 오래전부터 판매돼 온 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적지만 손실 구간에 진입한 만큼 (소비자 피해를) 면밀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투자 상품 가운데 가장 많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ELS 관련 상품들도 수익률 비상이 걸렸다. 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코스피200·항셍H·닛케이225·유로스탁스50·S&P500 등 5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잔액은 지난달 기준 약 135조9155억원이다.

은행에서 판매한 ELS 상품인 주가연계펀드(ELF)와 주가연계신탁(ELT)의 경우 만기 시 주가지수 종가가 가입할 당시 가격 대비 대략 50%에서 65% 이상이 되어야 원금이 손실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날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52.60포인트(p)(9.99%) 하락한 2만1200.6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1987년 '검은 월요일'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으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고점 대비 26.7%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탁스50지수도 360.33p(12.40%) 떨어진 2545.23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은행권은 ELS 상품의 경우 아직 낙인 구간까지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상품들은 노낙인 상품이 많은데 아직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 상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증시가 추가 급락할 수 있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