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핵심 운용인력 5명 ‘줄사표’

기업투자본부 폐지 등 조직 축소

영화 ‘어벤져스’를 방불케 하는 스타 매니저 군단을 자랑하던 라임자산운용이 최근 인력 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환매중단 사태, 폰지사기 의혹에 이어 핵심 운용인력까지 회사를 떠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전날 공시를 통해 최근 퇴사한 김동혁 전 부동산본부장의 후임으로 장재훈 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전 본부장은 라임자산운용이 2018년 8월 부동산본부를 신설하면서 KT의 리츠(REITs) 자산관리회사인 KT AMC에서 영입해온 인물이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은 김 전 본부장과 비슷한 시기에 퇴임한 다른 운용본부 임원의 후임 인사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았다. 라임자산운용에서는 지난 연말 김 전 본부장 외에도 기민수 채권운용본부장과 소은석 기업투자본부장, 임일수 이사, 김영준 이사 등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회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 소 전 본부장은 2011년부터 FLAG스콰드론 아시아, 홍콩 HQ캐피탈PE 등 글로벌 사모펀드에서 활약했었고, 임 전 이사는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에서 PE 업무로 두텁게 경력을 쌓아왔다.

2018년 라임자산운용이 사모투자펀드(PEF) 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영입해 온 두 사람은 기업투자본부를 이끌면서 지난해 국내 1위 채권평가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이사는 라임자산운용이 강남 고액자산가들도 없어서 못 사는 헤지펀드 명가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4년 대신자산운용에서 35세의 젊은 나이에 주식운용본부장 겸 최고운용책임자(CIO)에 발탁된 것으로 유명했으며, 2015년 라임자산운용으로 이직해 ‘롱쇼트’(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파는 전략) 헤지펀드를 운용해왔다.

이들의 줄이탈로 현재 남은 임원은 초창기 멤버인 임태근 부사장을 비롯해 김진택 준법감시인, 이규태 마케팅본부장, 홍정모 주식운용본부장, 송영오 감사 등에 불과하다.

홍 본부장의 경우 NH아문디자산운용에서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며 매년 두자릿수 수익률을 내 유명세를 탄 간판 펀드매니저였다.

조직도 축소됐다. 주축을 잃은 기업투자본부는 폐지됐으며, 대체투자운용본부와 대체투자전략본부로 나눠졌던 대체투자 조직은 대체자산관리본부로 일원화됐다. 채권운용본부는 기 전 본부장이 떠난 뒤 수장 공석 상태다.

여의도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스타급 인재들을 ‘쌍끌이’했던 라임자산운용의 인력 이탈은 예고됐던 일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대규모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이어 폰지사기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최고 징계인 인가취소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남아있는 인력들도 ‘출구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