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면허증만 제시 가능…사진은 공문서에 포함 안돼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경찰 단속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찍은 사진을 제시한 것은 공문서 부정행사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공문서부정행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35)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에서 제시하도록 규정한 운전면허증은 실물 그 자체이며, 사진으로 찍은 것은 공문서부정행사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경찰관이 운전자로부터 운전면허증의 이미지파일 형태를 제시받는 경우에는 그 입수 경위 등을 추가로 조사·확인하지 않는 한 운전자의 신원과 면허조건을 확인할 수 없다고 봤다. 이미지파일은 적법한 운전면허증의 제시가 있었던 것으로 취급할 수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취소 상태던 A씨는 2017년 새벽 서울 양천구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단속에 걸렸다. A씨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보관하고 있던 빌린 차의 소유주인 B씨 운전면허증을 제시했다. 이후 경찰서로 이동해 ‘주취운전자정황진술보고서’를 작성할 때도 B씨로 행세하며 이름과 서명을 허위로 적기도 했다.
1심은 A씨에게 적용된 혐의 모두를 유죄로 보고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하며 B씨의 면허증을 찍어둔 것은 거짓 행세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무면허운전으로 단속될 경우 B씨로 행세할 목적이 있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