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팅포즈 좌 임성재 최경주부단장 안병훈
프레지던츠컵의 한국 선수들. 임성재, 최경주 수석부단장, 안병훈. [사진=KPGA]
3 Byeong Hun An. Photo credit Getty Images
단장 추천인 안병훈이 승점 2점을 획득했다. [사진=PGA투어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우리말로 ‘대통령배’인 프레지던츠컵은 2년마다 미국과 인터내셔널 연합 12명씩 팀 매치를 벌이는 대회다. 1994년 이래 현재까지 전적은 인터내셔널팀이 1승10패1무로 압도적인 열세지만 이번에 두 번째 우승을 내다보고 있다. 1998년에 해외로는 처음 호주의 로열멜버른에서 열린 대회에서 인터내셔널이 20.5대 11.5점으로 이겼던 기억도 있다. 객관적으로는 열세이고 9개국에서 모인 선수들이지만 3일까지의 전적은 인터내셔널이 앞서 있다. 미국 대통령 없고 인터내셔널 응원하는 갤러리 4년 전 송도 컨벤시아에서 가진 개막식에서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개회사를 했다. 대회 첫날 경기가 시작할 때 조지 부시는 티잉 구역에 올라 어느 팀이 먼저 티샷을 할지 결정할 때 ‘동전 던지기’를 주재했다. 부시는 둘째날인 9일에도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필 미켈슨과 프리허그도 하면서 마지막 조가 티샷을 마치고 나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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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좀 애매하다. 제이 모나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미셔너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회 기간에 호주를 방문해 스콧 모리슨 총리와 함께 대회장을 찾을 것을 바랐으나 트럼프의 상황이 좋지 않다. 의회로부터 탄핵 절차가 진행중이고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는 쉽사리 백악관을 비울 형편이 아니다. 호주의 모리슨 총리는 시상식에나 등장할 수 있다. 모나한 커미셔너는 그밖에 전 미국 대통령들에게도 타진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미국 대통령이 분위기를 잡지 않는다. 게다가 호주 및 인터내셔널 팀 응원단은 미국 팀을 이기겠다는 응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4년전 송도에서는 미국팀의 좋은 샷에도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확실이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응원전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캡틴 아메리카’라는 별명의 패트릭 리드는 1승도 못 올리면서 죽을 쑤고 있다. 미국과 유럽팀의 팀매치인 라이더컵을 보면 객관적으로 우수한 전력의 미국 팀이 유럽에 가서는 자주 패한다. 그걸 좌우하는 건 유럽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다. 올해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인터내셔널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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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전 유일하게 이긴 대회 미국 버지니아주 게인즈빌의 로버트트렌트존스GC에서 처음 대회를 개최한 뒤로 미국팀은 10번을 이겼다. 본토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진 적이 없고, 2005년 제6회 대회 이래 7연승이다. 가장 큰 스코어로 이긴 건 2000년의 21.5대 10.5로 더블 스코어 이상 차이났다. 유럽을 제외한 연합국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 팀은 제3회인 1998년에 유일하게 이겼다. 호주의 피터 톰슨이 단장이었고, 미국 팀은 잭 니클라우스였다. 200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5회 대회에서는 무승부를 냈다. 당시 인터내셔널팀은 호주 선수가 4명(스튜어트 애플비, 스티브 엘킹턴, 그렉 노먼, 크레이그 패리), 호주에 이웃한 뉴질랜드에서 2명(프랭크 노빌로, 그렉 터너)이 단장 추천으로 출전했다. 마치 미국 대 호주의 게임 양상이었다. 게임 방식은 이틀간 포섬(Foursome) 5경기, 포볼(Four-Ball) 5경기를 하루에 치르고 마지막날 12개의 싱글 매치를 벌여 3일간 총 32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첫날 인터내셔널팀이 7대 3으로 앞섰고, 둘째날은 인터내셔널팀이 14.5대(1점은 승리, 0.5점은 무승부) 5.5로 3배 가까이 앞섰다. 마지막날 인터내셔널팀은 20.5대 11.5로 더블스코어 차이로 승리했다. 인터내셔널팀은 미국팀을 압도했다. 프로 1년차 타이거 우즈는 2승3패로 부진했다. 당시 미국팀이 진 이유는 호주 로열맬버른의 코스 적응이 어려웠고 게임 일정이 타이트했던 탓이다. 샌드밸트 지역에 조성된 이 코스는 그린이 매우 딱딱하고 그린사이드 벙커도 가혹하다. 처음 호주에서 시합하는 미국 선수들은 코스 적응에 힘들어 했다. 게다가 시즌을 마친 미국 선수들이 하루에 모두 10경기씩을 소화하는 스케줄은 벅찼다. 또한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는 5전 전승을 거두며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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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는 3일동안 승점 2.5점을 올렸다. [사진=KPGA]

객관적 비대칭 전력간의 대결 지난 2015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국 대회에서는 마지막까지 아슬아슬한 승부의 열전이었다. 3일까지는 미국팀이 압도했으나 토요일에 점차 타수를 줄였고, 마지막 날 동점까지 갔다. 하지만 마지막 조에서 미국팀의 빌 하스가 인터내셔널의 배상문을 18번 홀에서 누르고 승점 1점을 차지하면서 최종 1점차(15.5대 14.5) 승리를 가져갔다. 2년 전인 제12회 대회는 미국 뉴욕 앞마당에서 열려 19대11로 인터내셔널이 졌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다르다. 21년 전 우승할 때처럼 분위기가 좋다. 우선 24시간을 비행하고 들어온 미국팀을 상대로 인터내셔널은 첫날 4승1패로 앞섰다. 둘째날 포볼 매치에선 2승2패1무로 비겼다. 셋째날 오전 포볼 경기에서 인터내셔널 팀이 2승1패1무로 2.5점을 더하면서 9대5로 앞섰다. 하지만 오후 포섬에서는 2패2무로 부진하면서 10대 8로 추격을 당했다. 객관적으로 비대칭 전력이지만 현재까지 인터내셔널 팀은 선수들의 구성이나 팀워크도 좋다. 인터내셔널 팀원의 절반이 지난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오픈에 출전하면서 호주의 분위기에 익숙해졌다. 선수들의 구성은 호주가 3명(애덤 스캇, 마크 레시먼, 카메론 스미스)이고 한국이 2명(안병훈, 임성재)이며 나머지는 모두 한 명씩 총 9개국에서 모였다.

한국의 두 선수는 모두 단장 추천으로 출전하지만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승점을 추가하고 있다. 안병훈은 1승1패2무로 승점 2점, 임성재는 2승1패1무로 2.5점을 얻었다. 마지막 싱글매치에서 안병훈은 웹 심슨, 임성재는 게리 우들랜드와 격돌한다. 경기 방식은 애초 3라운드 32경기에서 시작해 이제는 4라운드 30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8번을 바꿨다. 경기 방식은 개최하는 측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마지막날에 12명이 모두 출전하는 싱글 매치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2점이 앞서 있는 인터내셔널은 이제 우승까지 5.5점이 남아 있다. 세 번째날을 마쳤을 때 미국에 앞섰던 적은 21년 전이었던 만큼 어느 때보다 우승의 열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