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9년 마지막 금통위 개최

미중 무역분쟁·수출고전·국내투자 부진 중첩

2%대 턱걸이 하거나 1%대 추락 기로에 서

내년 성장률도 잠재성장률 이상 회복 기대난

내년 상반기 금리 추가인하 가능성 커 ‘주목’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한국은행이 29일 올해 네번째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하향이다. 그만큼 연중 경기가 예상보다 급하강했단 뜻이다. 올 우리 경제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는 현 수준(1.25%)에서 유지했다. 이미 지난 7월과 10월, 올해만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만큼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간단 입장이다.

▶작년엔 2.7% 예상했는데…=한은은 작년 10월만 해도 2.7%로 잡았던 전망치를 석달 만인 올 1월엔 2.6%로 내렸고, 다시 4월에 2.5%로 재조정했다. 그러다 7월에 다시 2.2%까지 낮춰 잡은 뒤 이날 넉달만에 재차 전망치를 내렸다.

금년 들어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수출 부진과 국내 투자 및 소비 둔화가 중첩되면서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한은의 조사·전망 역량에 정밀성이 떨어져 수정 빈도가 지나치게 많아졌단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듬해인 2010년만 해도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우리 경제는 그래도 이후 3% 안팎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게 됐다.

▶내년 1%대 성장 전망도=문제는 내년에도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 전망기관은 이미 내년 한국 성장률을 2.3% 수준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 국제통화기금(IMF)은 2.2%로 각각 전망했고 골드만삭스, 무디스, 모건스탠리 등은 2.1%로 예상했다.

설령 내년 성장률이 2.3%를 달성하더라도 잠재성장률을 0.2∼0.3%포인트 가량 밑도는 점은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기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 7월 한은은 2019∼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5일 “경제 여건상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까지 높아지기 어렵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 상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6일 보고서를 통해 경기 둔화로 명목 임금상승률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소비심리 악화, 가계부채 원리금 상황부담 증가, 자산가격 하락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내년 성장률이 1.9%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LG경제연구원(1.8%), 모건스탠리(1.7%)도 1%대 성장을 전망했다.

▶‘금통위 4인방’ 퇴임전 추가인하 관심=이런 가운데 한은이 내년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내년에도 성장 추세가 기존의 전망 경로를 하회할 경우 한 차례 더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사상 처음으로 1% 기준금리 시대가 열리게 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 경제는 구조적인 성장 둔화 문제 등으로 정부 당국이 이미 경기 부양 총력전을 선언했다”며 “이에 따라 재정정책에서 슈퍼예산 편성과 함께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정책 공조 차원의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종료 시사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통화 정책상 금리 인하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 4인(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의 임기가 내년 4월에 종료되는 만큼 그 전 금리 조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이들의 퇴임 전 통화정책결정 회의는 세 차례(1,2,4월) 남아있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