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감찰 무마·울산시장 하명수사 등 靑 권력형 의혹 파장
박형철 “김기현 문건, 다른 문건과 섞이지 않게 별도로 줘”…靑에 사표제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엇갈리는 진술 이어져…향후 수사 방향 좌우할 듯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유재수 감찰 무마·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을 두고 검찰 출신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문재인 캠프 출신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사이의 진실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최근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 직원들을 조사해 청와대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낙선을 위해 범죄 첩보를 건네 표적수사를 지시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 비서관으로부터 “김 전 시장 첩보를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면서 청와대에 10여차례 보고했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건들과 함께 첩보가 이첩됐을 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경찰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백 전 비서관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박 비서관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에 불리한 진술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원회 간부시절 행적에 대한 첩보가 들어오자 감찰에 착수했지만, ‘경미한 사안’이라는 이유로 중단했다.
박 비서관은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주변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진술했다. 반대로 청와대 민정실은 2017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백 전 민정비서관, 박 비서관 3인이 의견을 조율해 감찰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박 비서관은 회의에서 유 전 부시장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비서관은 사표를 받는 선에서 끝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에 백 전 비서관의 역할이 컸다는 관련자들 진술을 확보하고, 백 전 비서관에 대한 소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감찰 중단 이후 유 전 부시장이 징계없이 금융위를 나와 국회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과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역임하는 데에 백 전 비서관이 개입했는지도 살펴본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 간부시절 50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전직 특감반 관계자와 복수의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백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을 관리하는 업무 외에 감찰관리에 관심을 보여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 대한민국재향군인회(향군) 수뇌부와 회동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실은 국가보훈처에 향군에 대한 감사를 지시할 수 있고, 보훈처장은 그 결과에 따라 향군 임원에 대해 직무를 정지시키거나 해임을 결정할 수 있다. 민정비서관에서 향군을 감찰하지 않지만, 같은 수석실 산하에서 근무하는 비서관이 향군 관계자를 만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향군 회장은 업무방해와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었다. 회동이 이뤄졌던 시점은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직후로, 당시 청와대가 대통령 환송행사에 향군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때였다. 회동에는 백 전 비서관 외에 진성준 당시 정무비서관과 최종건 당시 평화군비통제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권력형 의혹으로 두 사건이 도마 위에 오르고 박 비서관과 백 전 비서관 사이 진실공방이 부각되면서 박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박 비서관이 사표를 냈고, 아직 수리는 되지 않았다”며 “남은 연차를 쓰고 있어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박 비서관의 후임자를 물색중이다.
박 비서관은 2013년 윤석열 검찰총장과 국정원 댓글수사팀에서 각각 팀장과 부팀장으로 지냈다. 윤 총장과 박 비서관은 당시 윗선의 수사개입에 문제를 제기하다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박 비서관은 이후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의해 반부패비서관 역할을 맡게 됐다. 박 비서관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 김태우 전 특감반원 폭로 논란이 불거졌을 때 직접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면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청와대 특감반을 둘러싼 첩보 하명 및 감찰중단 의혹의 불거지면서 윤 총장이 이끄는 검찰에 조사를 받게 됐다.
